와인의 암예방 효과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 와인이 암 예방에도 좋단다.

좋다면 암도 종류가 많은데? 모든 암에?

와인이 암 발병의 위험을 감소시켜준다는 의학 연구 보고서들이 있어서 차제에 관련 자료를 한번 정리해보았다.

1.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우선 대장암(Colon Cancer)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한다.

2005년 미국 위장병학 전문지 (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스토니 부룩 대학에서 2,291명에 대해 4년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특히 레드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은 대장암의 위험이 45%나 낮았다.

이걸 읽다 보니 2000년 중반에 대장암에서 회복되신 분이 와인을 함께 마셨던 것이 생각났다. 

술은 도저히 끊을 수가 없어서 담당의사에게 상담을 했더니 그 의사가 정 그러면 하루에 한잔 정도의 레드 와인 정도는 마셔도 된다고 했단다. 그 후로도 두 분 정도 대장암에서 회복된 분들을 와인 디너에서 더 만났던 것 같은데 같은 말을 했다.

허나 이 경우는 대장암 예방이 아니라 대장암 치료 후이니 더 신기하다.

당시 이 이야기를 들을 때 암에서 회복되면 모든 걸 자제하게 되어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데 얼마나 애주가면 저럴까 싶으면서도 습관이 돼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 분들이 해탈을 해서 용감해서 그런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2. 간암으로의 발전을 예방한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의과대학이 약 12,000명(7,211명을 알코올음료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4,543명의 적당량의 음주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2008년 간학(Hepatology)지에 게재)에 의하면 하루 한잔 정도의 레드 와인을 마신 사람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나 낮아진단다.

그런데 와인 이외에 맥주나 증류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적당량을 마시더라도 오히려 4배 정도 위험이 높아졌다니 이건 또 어찌된 걸까?

이와 유사한 연구는 2000년 여름에 종양학 보고서(Oncology Reports)라는 잡지에도 게재되었다.

레드 와인에 있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지방간의 위험을 낮추어 준 것이라고 추정하는데 포도 품종과 빈티지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레드 와인 1리터에는 0.2~5밀리그램의 폴리페놀이 들어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를 전혀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처럼 간에 지방이 끼는 것으로 (지방이 5% 이상 낀 경우를 말한다.) 이를 방치하면 10년 내에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거나 간경화, 간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관리가 필요한 만성 간질환이다. 또한 지방간은 만성 신장염, 대장암, 유방암 등을 일으킬 위험도 높아진다고 한다.

여기서 확실히 할 것은 이미 지방간임을 선고받은 사람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레드 와인이 치료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체중조절과 식이요법,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간으로 회복된 다음에야 레드 와인 한잔 정도씩은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의사와 필히 상담해야 한다.

하나 지방간에서 정상간으로 회복되었다고 와인을 마시라고 할 의사가 있을까?

3.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지연시킨다.

프렌치 패러독스로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것처럼 유방암의 암세포 증식을 늦춘다는 연구도 있다.
2000년 6월 세포 생화학 저널(Journal of Cellular Biochemistry)에 게재된 그리스 크레테 대학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이 유방암의 암세포 증식을 늦추더라는 것이다.

4. 난소암과 전립선 암의 위험을 줄여준다.

호주의 연구팀이 난소암에 걸린 사람들과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하루 한 잔 정도의 레드 와인을 마신 사람들이 50%나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고 한다.

이 연구보다 앞서서 하와이 대학의 연구팀도 이와 유사한 발견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있는 항산화성분과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 덕분이라고 추정하는데 이 성분들은 높은 항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시건 대학의 연구팀은 한걸음 더 나아가 비록 시험관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레드 와인의 성분이 난소암 세포를 죽인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암세포 성분을 죽인다? 

그럼 이런 성분들로 암세포 치료제를 만들면 되는데 왜 아직 이와 관련한 약이 개발되었다는 이야기가 없지 라고 살짝 의아해지기는 한다.

여성에게 난소암이 있다면 남성에게는 전립선암이 있다.

적당히 레드 와인을 마신다면 이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들이 전립선암의 위험도 낮추어 준다고 한다. 결국 레드 와인이 비뇨기과 관련 암 예방에 좋다는 것이다.

5. 구강암의 암세포 증식을 막아준다.

미국 미주리 치과대학의 연구원들은 레스베라트롤과 케르세틴이라는 또 다른 항산화제가 구강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케르세틴은 플라보노이드의 하나로 식물체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성분으로 식품의 산화방지제로도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물론 레드 와인에도 들어있다.

2000년 6월 미국 치과 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Dental Association)에 발표된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드 와인에는 암과 싸우는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이는 많은 다른 항산화제가 들어 있다고 한다.

지난 칼럼에서는 충치 예방과 잇몸 질환 예방에 좋다고 했는데 암과 관련해서도 예방과 억제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케르세틴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은 폐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사실 술 중에서 입안 가득 머금어보고 마시는 술은 거의 없다.

위스키같은 독주는 목에서부터 털어놓고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그 뜨끈함을 즐기는 셈이다.
맥주도 더위를 달래기 위해 벌컥벌컥 들이키지 압안에서 휘휘 구석구석 돌리면서 마시지는

않는다.

막걸리도 그렇고.

와인은 맛을 음미하기위해 입안에서 구석구석 돌려보고 목넘김을 하니 입안을 알코올로 소독하는 셈이 된다. 가끔 입안에 문제가 있으면 해당 부분이 따갑거나 통증이 온 경우를 생각보면 와인이 구강 건강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적어도 확인이 되는 셈이다.

입안이 따갑다는 것은 무언가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기도 하니 자기 건강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도 된다고 보면 와인을 마시는 것은 일종의 건강 체크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와인 특히 레드 와인과 건강에 관한 기사나 연구자료들은 많이 나와 있어 우리들도 이미 익히 많이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레드 와인이 노화 과정과 알츠하이머병,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많은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포내 산화작용에 의한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은 많고 그런 작용을 하는 주 성분은 레스베라트롤과 다른 많은 폴리페놀 성분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레드 와인과 암 예방효과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과학자들은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 중의 하나인 레스베라트롤이 방사선 요법과 함께 사용될 때 암세포에 침투하여 세포자멸사를 유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단다.

이 세포자멸사(Apoptosis)는 세포가 죽고 용해되어 면역시스템상의 백혈구에 의해 제거될 때

일어나는 세포 죽음의 한 형태인데 이것이 왜 중요한고 하니 신체에서 원치 않는 세포를 제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이 세포자멸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 연구자들은 암세포에서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레스베라트롤이 그런 작용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레스베라트롤은 또한 암세포가 방사선에 쪼인 입자를 제거하려는 것을 억제하여 암에 대한 방사선 요법을 더 효과적으로 만든다고도 한다.

즉 레스베라트롤이 암세포를 공격하고 암세포의 증식이나 기타 기능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와인, 특히 레드 와인이 마치 암 관련 만병 통치약같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적당한 음주량 준수, 규칙적인 적당한 운동,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는 식이 습관과 긍정적이고 유쾌한 마음가짐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와인을 적당히 마시면 사람들과 유쾌한 대화를 통해 즐거운 마음을 갖게 되고 행복감이 증폭되니 와인이 몸에 유익한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촉매역할은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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