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역대 최저...합계 출산율 OECD 국가 중 꼴찌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명대로 내려갔다.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정부가 인구정책(저출산) 명목 예산 46조원을 편성했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리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아이 낳기 어려운 사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출산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합계 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도 0.81명으로 3% 이상 감소했다. OECD 국가 중 꼴찌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2.90명), 멕시코(2.08명), 미국(1.64명), 일본(1.33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아 숫자는 모두 26만600명이다. 2020년보다 1만1800명 감소했다. 4% 넘는 감소율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 기록이다.

지역별 출산율을 살펴보면 서울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0.63명을 기록했다. 세종시가 1.28명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세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높은 집값, 전셋값으로 결혼 후 서울살이가 쉽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산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부부가 결혼 이후 첫째 아이를 출산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5년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0.1년, 10년 전(1.8년)과 비교하면 0.7년 늘었다. 둘째 아이를 낳는 시기도 4.9년으로 0.1년 늦어졌다.

'다둥이' 가정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셋째 이상으로 태어난 아이는 2만1000명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5.9% 감소한 수치다. 셋째 이상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저치인 8.2%다.

평균 출산 연령은 33.4세로 0.2세 더 높아졌다. 20대 산모 숫자는 10% 넘게 줄었다.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35세 이상 출산율도 작년보다 늘었다. 특히 40대 초반 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통계청 제공=연합뉴스]
[통계청 제공=연합뉴스]

주위에서 갓난아이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집값 상승 등 심각한 경제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것에 더해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가 크게 줄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출생아 수 감소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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