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새롭게 나타난 직장 풍속도
기업 측에서는 해고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
반노동 성향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먹혀 들어가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의 직장내에 새로운 바이러스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비평가들은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진지한 의견을 갖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용어는 실제로 직업을 그만두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일만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기업 측에서 볼 때는 생산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는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직업을 그만두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일만 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기업 측에서 볼 때는 생산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대퇴직’과 재택근무에서 이어져 나와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 끝에 직장인들 사이에 조용한 움직임으로 시작된 이 조용한 사직이 이제는 슬로건의 외침으로 번지고 있다.

물론, 모든 세대의 근로자들은 반노동(anti-work)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동안 많은 관리자와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은 항상 이러한 조용한 퇴직을 문제 삼았다.

조용한 사직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개념은 기업계 지도자들, 커리어 코치들,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로부터 격렬한 논평의 홍수를 촉발시켰다.

일부 젊은 전문가들은 이것을 칭찬하고 있는 반면, 바쁜 문화에서 벗어나려는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직업에 대한 헌신하는 투철한 직업관을 가진 사람들은 한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강과 웰니스(wellness) 스타트업 스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의 설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Arianna Huffington)은 "조용히 그만두는 것은 단지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삶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링크드인(LinkedIn) 게시물에 썼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피트니스(fitness)를 결합한 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뜻하는 말이다.

투자전문업체인 오셔스 ETF(O’Shares ETFs)의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 회장은 ABC의 "샤크 탱크(Shark Tank)"에 공동 출연하고 조용한 사직은 경력 관리에 끔찍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이 당신이 성공을 이루는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조용한 사직 옹호자들과 비평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이 문구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느냐 하는 해석에 달려 있다.

자신의 경력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개념이 추가적인 급여를 받지 않아도 좋으니 업무 스트레스 없이 추가 근무를 하지 말자는 것이지 반드시 그것을 ‘조용한 사직’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많은 반대론자들은 기본적인 직업 기대치가 충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사직은 게으름을 조장하고 실적을 해친다고 말한다.

허핑턴 설립자는 “‘조용한 사직’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일을 덜 함으로써 탈진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나은 선택이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진짜 매력적인 일자리(조용한 사직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는 대신 경력을 쌓는 일이, 특히 오늘날의 뜨거운 취업 시장에서 더 의미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고용주로서, 나는 면접에 온 사람들이 '저는 일할 때 100%를 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경계선입니다’고 말할 때를 정말 좋아한다. 그것은 '나는 살아가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한다'라는 조용한 사직과는 매우 다르다"고 허핑턴은 말했다.

일부 상사들은 능력 밖의 일을 하는 것은 주목을 받고, 인상된 월급을 받고, 그리고 회사 (승진)사다리를 오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조용한 사직에 반대한다.

그러나 많은 근로자들은 9시부터 5시까지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직’이라고 부르는 용어에 대해 경멸을 쏟아내고 있다. 왜 ‘사직직’이라고 부르느냐 하는 불만이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하 업체의 통신 전문가인 크리스틴 핸콕(Kristin Hancock)은 조용한 사직은 헛된 추구라고 말했다.

설렁설렁 하는 일, 결국 좌절감 느끼고 일에 대한 의미도 없어져

과거 경력에서 그녀는 직업에 불만족해서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설렁설렁 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일을 덜 하면 좌절감을 느꼈고 자신의 일을 훨씬 더 의미 없게 만들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유일한 다른 선택은 직장을 정말로 떠나는 것”이라고 핸콕은 말했다. 그녀는 현재 통신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열심히 일해온 자신의 일에 대한 모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픽사베이 자료 사진

많은 Z세대와 젊은 근로자들은 사무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그들의 경력에서 능력 이상의 노력을 추구한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있다.

또 일부 사람들은 조용한 사직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웹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브라이언 그레이(Brian Gray)는 "조용한 사직자들이 말하는 최소한의 일을 한다는 것은, 사실 그들의 일에 완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하며, 그 다음 근무 시간 외의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레이는 이전 직장에서 늦게까지 남아 있어 달라는 요청을 정기적으로 수락하고 추가 업무를 맡겠다고 해서 성과 평가에서 "기대 충족"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후 능력 밖의 것을 해 상사로부터 검증을 받는 것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렁설렁 일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적절한 양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측에서는 해고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

일부 비평가들은 조용한 사직이 직장 문화에 해를 끼칠까 봐 두렵다고 말한다. 효율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인력 공급업체 이솔브드(Isolved)의 최고 인사책임자(CPO: chief people officer)인 애미 모서(Amy Mosher)는 "조용한 사직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불공평함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조용한 사직이 성과 문제로 이어진다면 이러한 근로자들은 그들에게 진정으로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해고되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애틀랜타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한 업체의 총괄 코치이자 몇몇 소규모 기업의 CEO를 지낸 제이 맥도날드(Jay McDonald)는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명확한 실적 기대치를 세워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언제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니라, 그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누군가가 그 일을 완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측정 기준과 측정값을 가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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