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허태임(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원)】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수업 준비물이 ‘솔이끼’와 ‘우산이끼’였던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자란 시골 마을에는 여느 집 없이 마당에서 쉽게 그 이끼들을 구할 수 있었다.친구들과 나는 집에서 가져온 이끼를 돋보기로 관찰하고 하얀 종이 위에 색연필로 그려보았다.두 이끼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적어보는 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누구도 관심 두지 않던 마당 구석의 그늘진 자리에 소복하게 자라던 이끼가 특별한 존재가 되어 내게 다가온 날이었다.그 준비물을 집에서 구할 수 있었다는 게 참으로 새삼스럽다.초등학교 교사인 언니에게 물으니 요즘에는 동영상 자료를 활용하거나 과학 교육 재료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이끼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식물을 공부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끼와도 가까워졌다. 지구상의 식물은 크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꽃식물(종자식물)과 그렇지 않은 민꽃식물(무종자식물)로 나뉜다.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흔히 우리가 초본과 목본으로 구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