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글·사진 김재준(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10시쯤 다시 이정표를 만나고 칠족령(漆足嶺)으로 발길을 옮긴다. 크고 오래된 굴참나무 이파리 뒷면이 여린 빛을 띠어 마치 상수리나무 이파리를 닮았다.특이한 산림지대의 깎아지른 바위 절벽, 이른바 뼝대의 시작이다.위험한 바윗길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고 걷는다. 제장마을에 사는 선비가 옻을 끓이는데 개가 사라져 찾으러 나선다.발에 옻을 묻힌 채 나간 개 발자국을 따라가 절경을 발견했다고 옻 칠(漆), 발 족(足)자를 붙여 칠족령이 되었다. 20분쯤 절벽 길 따라가니
【뉴스퀘스트=허태임(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원)】 지난 5월 14일은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다.전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었다.강원도 영월은 5월 중순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그날 나는 영월에 있었다. 줄댕강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줄댕강나무는 영월과 단양과 제천의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는 한반도의 고유식물이다.북한에서 석회암 지대로 유명한 평안남도 맹산에도 자란다.나뭇가지가 댕강하고 잘 부러진다고 댕강나무라 하고 땅속 뿌리줄기가 줄줄 달려서 번식하기 때문에 접두어 ‘줄’을 붙였다.댕강나무와 줄댕강나무는 같은 식물이다.분류학적 정보가 부족했던 과거에는 이들을 구분해서 불렀던 적이 있었다.수피에 6개의 골이 있으면 줄댕강나무, 그 골이 뚜렷하지 않고 잎이 조금 더 크고 수술대에 털이 있으면 댕강나무로 구분했던 것.이는 하지만 생태적 표현형이거나 변이일 뿐 과거에 구분했던 두 종을 동일한 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식물학계의 평가다.줄댕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