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재준(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국수봉(603미터)은 모든 산들이 절 하듯 서라벌을 굽어보는데 유독 등지고 있다고 해서 “원수 같은 산” 국수봉(國讐峰)이라 했고 후일 역모지명(逆謀地名)이라 국화가 아름답다는 국수봉(菊秀峰)으로 불렀다.주변에는 국화 대신 보랏빛 현호색, 각시붓꽃이 많다. 거꾸로 보면 어떤가?여러 산을 호령하여 동남쪽으로 치달아 왜구를 무찌르는 형국으로 국운을 이끌고 내달리는 기상이랄까?국토를 이렇듯 무지막지 이름 붙였으니 편안한 나라(國泰民安)를 바랄 수 있었겠는가?인걸은 지령이라 했거늘 좋은 땅에 좋은 이름 지어줘야 사람이 모이고 걸출한 재목이 나올 것 아닌가?그럴진대 왜구의 침입도, 원한 품은 여인의 희생도 없었을 것이다.국수봉 아래 정겨운 산마을이정표에는 남동쪽 옥녀봉까지 2.5킬로미터, 북쪽 치술령으로 걸어가는데 4.5킬로미터 남짓.은을암, 국수봉 갈림길 잠시 지나자 봄나들이 차들이 길옆에 서 있고 안내판 너머 나무사이로 치술령이다. 납골
【뉴스퀘스트=김재준(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아침 여덟시 차창으로 안개를 뒤집어 쓴 산들이 삼각모양 일렬로 섰다.첩첩산중, 전봇대 너머 보이는 산, 그냥 스치기 아쉬워 풍경을 담는다. 안개와 역광이 만들어주는 자연은 신비 그 자체다.시골마을 아침은 도시에 찌든 것을 말끔히 씻어주고 있었다.울산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한 참 지나자 연못가에 유럽풍 집들이 나무와 어울려 그림을 그려놓는다.아침이 이렇게 맑을 줄이야.나는 사진기에, 일행은 스마트폰에 저마다 작품을 만든다. 산행은 잊고 전원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집들은 그리 사치스럽지 않지만 나무, 잔디, 꽃들과 어울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나무를 때는 것인지 굴뚝 연기가 검은 산 빛에 하얗게 오르고 햇살이 영롱한 물빛을 머금었다.망부석과 벌지지, 충신 박제상“그만 가자.”넋을 놓은 일행들을 재촉했다. 문원골 문화촌, 새를 키우는 집에 새장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공간은 자유를 제한하는 곳이라고 할 때 우리들 공간은 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