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수면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만 잘 챙겨도 심한 질환 예방에 도움
치매 유발하는 기억력 감소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서울아산병원 장일영 교수 “자주 통화로 부모님 기분 상태 묻는 습관 필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역이 귀성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역이 귀성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이기 때문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작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부모님을 자주 못 보는 사람들은 명절 연휴를 이용해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막상 부모님을 뵙게 되면 어떤 부분부터 여쭤봐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 건강 지키기 7가지 질문 방법’을 정리해봤다.

◇1. “삼시 세끼 잘 드시고 계신가요?”

식사는 영양관리의 기초다. 삼시 세끼 식사를 묻는 것은 가벼운 안부처럼 들릴 수 있지만, 부모님의 영양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부모님은 스스로 넉넉하게 드셨다고 생각하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식사량이 확실히 줄어 있는 경우가 있다. 나이가 들면 소화능력이 약해져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치아 건강도 안 좋아진다. 일부 어르신은 약한 치아 때문에 고기나 단백질을 꺼려하시는데, 흡수율까지 낮으니 단백 결핍이 쉽게 온다.

만약 식사의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이유를 꼭 여쭤봐야 한다. 입맛이 없는지,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지, 혹은 소화가 안 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복용하는 약으로 인해 입맛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최근 드시는 약이 많아졌는지 살펴본다.

또 변비가 매우 흔하지만, 말씀을 않고 혼자 해결하고 계신 부모님이 많다. 변비는 소화불량과 식욕저하로 이어지므로 놓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2.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게 많아지셨나요?”

부모님은 스스로 치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기억력이 떨어져도 자존감이나 주변의 우려 때문에 이야기를 안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치매 치료의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다음으로는 조기진단이다.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노화에 따른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기억력 장애 외에도 공간지각력, 계산능력, 판단능력 등이 점차 떨어진다.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생겨 독립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이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일찍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두뇌활동과 신체운동은 꾸준히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3. “최근 넘어지신 적 있으세요?”

노인은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감소, 간병과 의료비용과 같은 경제적인 부담도 뒤따라온다.

회복된다 해도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외출이나 운동을 잘 안하고 집에만 있게 만들어 또 다른 건강문제가 발생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증이 나타나 궁극적으로 노인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낙상으로 대퇴골 근위부가 골절되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회복까지 약 6∼12개월이 소요된다.

더욱이 골절부위 통증으로 인해 누워만 있게 되어 욕창, 폐렴, 폐색전증,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낙상의 내적 요인으로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부모님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 겨울철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집안 내 넘어지기 쉬운 요인은 미리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나 기타 장애물은 걷는 데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치워둔다. 집안 조명은 너무 어둡지 않게 항상 적당한 밝기로 유지한다.

◇4. “평소 약은 잘 챙겨 드세요?”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한다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 시간에 잘 복용하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질문해본다.

혹시라도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 하신다면, 복용지침을 정확히 확인해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려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은 약을 잊지 않고 제대로 잘 챙겨 드시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약이나 고혈압약은 가장 단순하고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임에도 불구하고, 복용을 잘못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약 상자를 한 번 살펴보고, 현재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쭤봐야 한다. 기억을 못하는 약이 있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가급적 정리를 하도록 권유해 드려야 한다.

◇5. “술이나 담배는 얼마나 자주 하세요?”

흡연은 백해무익하다. 부모님은 금연을 권유받으면, ‘평생 피운 담배인데 지금 와서 금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며 금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배는 혈액순환을 막는 주요 원인이다.

부모님께서 자주 손발이 저린다고 하거나 오래 걸을 때 다리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씀을 하시면 우선 금연부터 권해드려야 한다.

금주도 중요하다. 음주가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부모님께서 복용하는 약은 모두 간에서 대사와 해독이 이뤄진다.

술을 먹으면 혈압약이나 당뇨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약효가 좋다는 약도 음주 후 복용하면 효능이 너무 과하게 나올 수도 있고,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장일영 교수는 “3일 정도만 술을 끊어도 약효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부모님께 설명해야 한다”며 “금주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6. “슬프거나 우울한 적 있으세요?”

노인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모든 기능이 다 떨어진다. 정신건강은 노인의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노인성 우울증이라 한다.

예전에 비해 병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불량을 호소하신다면, 노인성 우울증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갑자기 제한되면서 우울증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우울증을 앓게 되면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문이나 TV를 봐도 재미가 없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진다.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질 수 있다.

보름 이상 우울하다고 하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노인 스스로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밝은 햇볕을 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들의 대처도 중요하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주고 섣부른 충고는 삼간다. 자주 통화해 부모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해 둔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장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에 호전 속도가 좌우될 수 있다.

◇7. “평소 잠은 잘 주무세요?”

“잘 주무십니까?”, “주무시고 나면 피로가 잘 풀리세요?”

이 두 질문은 부모님 건강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질 낮은 수면은 몸에 다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만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하신다면 수면의 질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어르신들은 일찍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면 새벽에 잠을 깰 수 밖에 없다.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불편을 호소한다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밤에 할 일이 없어  일찍 자는 경우가 많지만, 이로 인해 일찍 깰 수밖에 없다.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걸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및 장일영 노년내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전경 및 장일영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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