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의 초저출산율 원인으로 '육아부담' 지목
일과 양육 사이 갈등하는 여성과 사회적 분위기도 주목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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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장예빈 인턴기자】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에 불과했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22년 고령인구 비율이 17.5%에 달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2070년 기간 중 한국의 유소년인구 구성비는 4.0% 감소하고 생산연령인구 역시 24.9%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고령인구 비율은 28.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절벽'이라는 현실적 위기에 다가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이같은 인구절벽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해외의 시선은 어떨까?

미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는 한국의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원인에 대해 높은 수준의 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로 끌어내리는 육아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을 고려하는 여성에게) 현금 보조를 늘리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신한은행의 한국 가정 내 교육비 통계를 근거로 제시하며 지난해 중·고교생 1인 당 교육비로 약 6000달러(약 830만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돈의 대부분은 입시 준비기관인 '학원들(hagwons)'로 들어갔으며,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6년치의 평균 소득이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집값 급등도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10년 전 서울의 주택 평균값은 가구 연평균 소득의 10배였으나 현재는 18배로 껑충 뛰었다는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다.

[근무 중인 여성.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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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한국 여성의 높은 가사부담과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사화적 분위기도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여성(25세~39세)이 중도에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이 가장 높다”며 “이는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과 갈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6만명대로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갔다. 불황 장기화와 집값 상승 등 경제적 요인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어났고, 코로나19 여파로 혼인 건수가 크게 줄은 것도 초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비혼주의’를 지향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 역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결혼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며 그로 인한 부담을 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청년 1인가구는 지난달 기준 315만 가구를 기록했고 해마다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블룸버그는 대기업 직장 어린이집 설립 비율(70%),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복귀 어려움, 남녀 간 임금 격차, 남녀 갈등,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긴 군복무 기간 등을 초저출산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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