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원인별 사망률 분석
비알코올 지방간 갖고 있으면 비만뿐 아니라 ‘저체중’도 주의해야

지방간 모형. [사진=연합뉴스]
지방간 모형.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흔히 지방간은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꼴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 관찰되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간에 정상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뜻한다.

최근 국내 의료진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측정치인 ‘지방간 지수’가 높으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특히 저체중일수록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아시아 최초로 발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숭실대 한경도 교수(제1저자 강남센터 정고은·전 삼성서울병원 정수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885만 8421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원인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증후군에 동반된다. 환자의 30%는 간염, 간경화 및 섬유증 등까지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기존 연구에서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높다고 밝혀졌지만, 대부분 서구권에서 진행된 연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아시아권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지방간 지수는 지방간질환을 식별하는 가장 검증된 측정치 중 하나로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혈중 중성지방 수치 △감마지티피 수치를 사용해 계산한다.

연구진이 해당 지수를 바탕으로 낮은 그룹(FLI<30), 중간 그룹(30≤FLI<60), 높은 그룹(FLI≥60)으로 구분해 885만여 명을 8.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지방간 지수가 높은 그룹일수록 사망 위험이 높았다.

또 각종 변수를 보정하자 심혈관질환·암·호흡기질환·간질환에 따른 각각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 모두 지방간 지수와 비례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유수종, 정고은, 정수민, 한경도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울대병원]
유수종, 정고은, 정수민, 한경도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연구대상을 다시 저체중, 표준, 과체중, 비만 그룹으로 나눈 계층화 분석도 실시했다.

체중에 따른 분석에서는 모든 그룹에서 지방간 지수에 따라 사망 위험도 증가했으며, 그 중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이 가장 컸다.

유수종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비만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사 이상 증후군뿐 아니라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근감소증·근감소성 비만)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방간 지수를 활용하면 환자의 예후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 임상과 실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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