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기차 비중 5% 그쳤지만...법안 효과로 판매 증가할 듯
테슬라·GM·포드 등 수혜...한국 기업도 해법찾기 분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주차장에 전기차들이 충전을 위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효과로 8년 뒤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중 절반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테슬라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법안의 혜택을 받기 위한 한국 기업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승용차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2025년 23%에서 2030년 52%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만해도 그 비중이 5%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폭풍 성장'을 이루는 셈이다. 5%는 세계 평균(약 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기관이 기존에 제시한 전기차 비중 전망치는 2025년 16%, 2030년 44% 수준이었다.

전기차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판매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장밋빛 전망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있다.

이 법안은 친환경과 탈탄소 산업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3740억달러(약 521조원)을 지원하는 게 골자인데,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미국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세계 평균을 앞지르는 시기 또한 종전 2028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혜택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은 북미에서 생산·조립된 차량들이다. 내년 1월부터는 미국 등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추가 적용된다.

미국 전기차 비중 전망. 초록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기 이전에 나온 전망치, 검은선은 그 이후에 나온 전망치를 뜻한다. [사진=블룸버그NEF 갈무리]

때문에 블룸버그NEF는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 자동차 업체들이 수혜자 명단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현대차·기아 등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한국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미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올 10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측에 이러한 우려를 잇따라 전달하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차관을 만나 한국산 전기차 차별 해소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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