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감독’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①어떤 일이나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잘못이 없도록 보살펴 다잡는 것 ②또는, 그 일을 하는 사람 ③영화(映?)나 무대(舞臺) 행사(行事) 등(等)을 종합적(綜合的)으로 지도(指導)하고 지휘(指揮)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협력업체와 관련 인력이 필요하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더불어 행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각의 기술관련 디렉터들에게 지시 혹은 지휘를 하기에 다소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감독’이라는 호칭을 붙이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책임과 실력이 뒷받침해야한다는 것이 이벤트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벤트업계에 감독이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시쳇말로 “개나 소나 감독”이라는 얘기다. 국가행사나 메가 이벤트 등에서 연출을 하는 사람이나 이름도 낯선 행사를 하는 감독도 똑같은 감독이라는 것이다. 소위 큰 행사를 하거나 유명세가 있는 감독은 “감독”이라는 호칭을 써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스스로 자뻑(?)하는 경우라는 것이다. 과연 어떤 얘기가 맞는 것일까?
 
우리나라 이벤트업계에 감독이 등장하는 것은 1990년 초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전에도 감독이라는 명칭과 역할은 있었지만 정부, 지자체, 기업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이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이벤트회사에서 신차발표회나 국가행사를 수주하는 경우에 연출이라는 분야를 외부감독을 통해 하기 시작했다. 이벤트회사의 직원의 능력이 부족한 것보다는 소위 개인브랜드가 약한 것이다. 행사주최(클라이언트)측의 요구에 따라 소위 행사감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A감독이나 B씨 등이 있었다. 대 부분 방송국 PD 출신이거나 연극 연출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감독출신들은 이벤트업계의 원로라고 하고 이벤트회사를 하대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하튼 이벤트감독은 이벤트업계 내부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연극 등의 연출감독이 이벤트감독역할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도 국가, 지자체 등의 일정정도 규모가 있는 행사 감독을 하는 분들이 대 부분 이벤트업계에서 시작한 감독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후 이벤트업계 출신들의 감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현재 S, Y, K 등의 감독이 이벤트업계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 원로감독의 경우에는 최소 50대 이상에서 70대까지 있지만 이벤트업계의 경우에는 50대 보다는 40대가 많다.
 
그렇다면 큰 행사를 했다고 감독이라는 호칭을 쓸 수 있고 작은 행사, 혹은 지명도가 떨어진다고 “감독”이 될 수 없냐는 질문에는 명쾌하게 답을 하기엔 쉽지 않다. 큰 행사든 적은 행사든 종합적으로 지휘하고 관리하는 기능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결국 행사의 규모, 지명도에 따라 감독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스스로가 경력이나 경험을 내세울 수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감독이라는 호칭을 썼을 때 상대방의 인식을 생각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영화감독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이라는 분이 계시다. 지명도나 명성에 있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이런 감독도 있지만 흔히 모텔 성인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허접한 성인영화를 찍는 감독도 있다. 이 분들도 감독이다. 하지만 똑같은 감독이지만 어딘가 차이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벤트업계의 감독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감독에 대한 차별은 있지는 않지만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최소한 내가 인정하는 감독이 아니라 남들에게 인정받는 감독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이벤트 감독.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엄상용 관광학박사, 한림국제대학원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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