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재료 꺾였지만 배터리 고성장...에너지부문 영업익 140% 증가
연말 수요 증가 기대...IRA 우려에 "미주사업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는 이번 3분기 누적 실적에서 전년도 연간 수치를 뛰어 넘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는 이번 3분기 누적 실적에서 전년도 연간 수치를 뛰어 넘었다. [사진=삼성SDI]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삼성SDI가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사업에 훈풍이 분 것이다.

26일 삼성SDI는 3분기 경영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조3680억원과 영업이익 56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6.1%, 51.5% 증가한 성적이다.

매출이 5조원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기록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 배터리 사업이었다.

에너지 부문의 3분기 매출은 4조83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48억원으로 140.2% 늘었다.

중대형 전지는 맏형 역할을 해냈다. 자동차 전지의 경우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P5(Gen.5)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또한 원자재가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했고,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판매를 늘리며 호조를 이끌었다.

소형 전지는 고부가 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전기차용 뿐만 아니라 전동공구에 쓰이는 원형 전지의 매출도 늘었다.

지난 9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박람회에 마련된 삼성SDI 부스 [사진=삼성SDI]

에너지 부문과 달리 전자재료 부문은 수요가 약세를 보이며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었다.

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53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6% 줄었고, 영업이익은 811억원으로 52.8% 감소했다. 최근 TV 등 전방 산업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면서 편광필름 매출이 감소한 게 타격이 컸다.

다만 OLED 소재의 신규 플랫폼향 공급을 개시했고, 반도체 소재의 매출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지금의 강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이 최근 통과시켜 우려를 낳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도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전지의 경우 연말 수요 증가 효과와 더불어 P5 배터리를 채용한 신규 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P6 배터리와 46파이(지름 46mm) 등 차세대 플랫폼 수주 활동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형 전지 또한 전기차용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SDI는 미국의 IRA가 오히려 사업 성장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법안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광물을 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전지부품에 대한 조건은 당장 충족하기 어렵지만, 현지 생산에 돌입하는 2025년부터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충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주 사업 성장의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