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이어 메타 실적도 실망스러운 실적 내놔...시간외거래서 19.66% 추가 폭락
다른 기술기업 주가도 끌어내려..."빅테크, 성장 한계 왔다" 우려

사진은 지난 7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7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일제히 얼어붙고 있다.

이번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시작으로 메타(옛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3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첫 타선에 나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다.

여기에 바통을 이어받은 메타까지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증권가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7.72% 내린 231.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9.14% 하락했다.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메타다.

메타 주가는 이날 본 거래에서 5.59% 떨어진 129.82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시간외거래에서 19.66% 추가 하락하며 104.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메타 주가가 10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초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대표 IT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세 기업 모두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전날 실적발표에 나선 알파벳은 3분기 매출액 690억9000만달러(약 98조7500억원), 주당 순이익 1.0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 모두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매출액 705억8000만달러·주당 순이익 1.25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알파벳은 3분기 부진한 실적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광고 시장의 둔화 등을 꼽았다.

특히 구글의 유튜브 광고 매출이 시장의 예상(3% 성장)과 달리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광고 시장의 침체가 알파벳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알파벳과 비교했을 때 다소 상황이 나은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매출액은 501억2000만달러(약 71조64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96억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며 최근 2년간 발표한 분기 실적 가운데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PC 부문 매출이 올해 4분기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정면부터)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와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정면부터)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와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동시에 지목한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광고 및 PC 수요 하락 등은 두 기술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실적발표에 나선 메타도 같은 이유로 실적 충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의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77억1000만달러(약 39조1600억원), 43억9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이다.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순이익은 4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 기업의 성장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폈다면, 메타가 그 위로 기름을 부은 셈이다.

이같은 우려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다른 빅테크 기업의 주가까지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알파벳과 메타와 같이 광고 시장에서 매출을 창출하는 핀터레스트는 이날 정규시장에서 주가가 2.43% 떨어진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3.58% 하락했다.

PC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아마존의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4.10%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먼저 실적발표를 한 빅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다른 IT 기업들도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침체, 인플레이션 상승, 달러화 강세가 기술 대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기술 기업은 코로나19 초기 가장 큰 성과를 거뒀지만, 높은 금리에 짓눌려 더 이상 성장을 이뤄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프랭크펀드의 브라이언 프랭크 최고투자책임자는 CNN비즈니스에 "기술 기업에는 많은 가치가 없다"며 "이러한 회사는 하늘을 뚫을 듯한(to the sky) 성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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