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 분석 결과 ‘트리플 감소’로 집계
1차 금속, 반도체 분야 생산량 감소 현상 뚜렷…서비스업도 생산 줄어
경기침체·물가상승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통계청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 분석 결과,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수출입 관련 무역항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 분석 결과,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수출입 관련 무역항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전 세계 경기 불황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9월 산업활동동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이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을 한꺼번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조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먼저 생산은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광공업,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줄면서 8월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차 금속(-15.7%), 반도체(-4.5%) 등에서 생산량이 줄어든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통계청은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일부 철강업체가 가동을 중단했고, 시스템반도체·D램 등의 생산이 감소한 점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판단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정보통신(2.4%)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도소매(-2.1%), 보건‧사회복지(-1.0%) 등에서 생산이 줄어들었다.

△음‧식료품 △담배 도매업 △종합 소매업 △병원·거주 복지시설 운영업 등에서 감소세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에 이어 소비 부문에서는 승용차 등 내구재(5.8%)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 의복 등 준내구재(-3.7%) 판매가 줄면서 8월보다 1.8% 감소했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준비와 외부활동 및 외식증가 등에 따른 식자재 수요 감소 영향, 따뜻한 날씨로 인한 간절기 의류 판매 감소 영향 등이 소비 부문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소비업태별로는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10.9%), 편의점(2.7%), 백화점(1.7%)에서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전문소매점(-4.1%), 슈퍼마켓 및 잡화점(-10.8%), 면세점(-9.2%), 대형마트(-5.9%), 무점포소매점(-1.8%)에서 판매가 줄어들면서 총 소비 부문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부문은 선박 등 운송장비(11.5%)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줄면서 8월과 비교했을 때 2.4% 감소했다. 

문제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침체로 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9월 산업동향. [사진=통계청]
2022년 9월 산업동향. [사진=통계청]

이미 경제 전문가들은 각종 지표들을 근거로 더 큰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를 열고, 우리나라 경제 상황의 현 주소에 대해 진단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단계”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9월 물가상승률이 8.3%로 2000년 이후 평균치(2.6%)를 상회하고 있으며, 1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2.1%)보다 2.7%포인트 낮은 –0.6%를 기록한 바 있다.

조경엽 실장은 “한국은 물가상승률이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GDP갭(실질GDP와 잠재GDP 간 괴리) 역시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직전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팽창적 재정·통화정책이 장기간 계속 되면서 경기부양 정책의 정상화가 지연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면서, 초인플레이션이 촉발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3%를 기록하고, 내년엔 이보다 낮은 1.9%를 보이면서 2023년을 기점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연쇄 효과로 인해 금리인상 기조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복합적 위기의 인식 속에서 체감경기가 부진하고, 실물경제 위축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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