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공식품 물가지수 113.18로 전년 동월 대비 9.5% 상승
2009년 5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곡물·팜유·원유 등 국제 가격 급등따라
식품업계 추가 인상 예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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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장예빈 인턴기자 】 지난달 대부분의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지수가 1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10개 중 7개가 한 달 전 가격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가공식품의 물가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물가에 대한 영향에서 석유류를 앞섰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로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다.

해당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기준 잡고 현재 물가를 환산한 값으로, 2009년 5월 10.2%를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률에 달했다.

가공식품 내 품목별로 살펴봤을 때, 전체 73개 중 70개에 해당하는 품목들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용유가 42.8%의 상승률로 가장 높게 올랐고, 이어 밀가루가 36.9%, 부침가루가 30.8%, 국수 29.7%, 물엿이 28.9%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유식(0.0%), 유산균(-2.0%), 과실주(-3.3%) 등의 3개 품목만이 전년 동월 대비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9월과 비교했을 경우 73개 품목 중 54개 품목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10개 중 7개꼴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주요 가격 상승 품목으로는 치즈(11.0%), 라면(8.9%), 시리얼(8.1%), 두유(8.0%), 스낵과자(8.0%) 등이 포함됐다.

전체적인 가공식품의 물가는 전월보다 1.6% 상승하면서 지난 3월 1.7%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이러한 가공식품의 물가급등 추세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특히 곡물과 팜유, 원유 등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있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3월 159.7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곡물 수출량이 급감한 데 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식용유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팜유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식품 업체들이 원료 재고를 소진한 뒤 새로 수입하기 때문에 소비 가격에 반영되는 기간이 3~6개월 정도 소요돼 가격 상승의 여파가 현 시점에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당시 팜유 가격의 급등 직후 식용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며칠간 일부 매장에서는 식용유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가공식품은 특성상 한 번 가격이 오르게 되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전체 물가에 대한 가공식품의 기여도에서 드러났다.

전체 물가에 대한 가공식품의 물가 기여도가 지난 1월 0.36%포인트를 기록한 데 반해 9월 0.75%포인트로 급등, 10월에는 0.83%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반면 지난 물가 상승의 주 원인이었던 석유류가 지난 1월 0.66%포인트에서 6월 1.74%포인트까지 상승했다가 9월 0.75%포인트, 10월에는 0.42%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공업제품에 속하는 가공식품의 물가 기여도가 이제 석유류를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식품 업계는 또다시 가격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이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을 포함, 총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도 역시 이달 비락식혜와 뽀로로 등 음료 8종의 출고가를 평균 7.3%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유제품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L(리터) 당 49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유제품은 물론 이를 재료로 쓰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 최소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식품 원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분야별로 업계 간담회 등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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