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기업 해킹 사태부터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까지
가상자산 시총, 올해 들어 63% 급감...업계 "각국 제도정비는 긍정적"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사고 7가지를 정리했다. 사진은 비트코인 모형.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사고 7가지를 정리했다. 사진은 비트코인 모형.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연말 가상자산 시장에는 지난해 기록적 성장세가 무색할 정도로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해 초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 ‘엑시 인피니티’ 해킹 사건을 시작으로 루나·테라 폭락 사태, 대형 가상자산 헤지펀드와 대출 플랫폼의 줄파산,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시장 신뢰도와 투명성이 무너져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초 2조2200억달러(약 2826조5900억원)에서 이달 8100억달러(약 1031조3200억원)으로 약 63% 감소했다.

시장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도 같은 기간 64% 가까이 줄어들었다.

가상자산 시장이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업계에서 잊고 싶은 올해 7가지 가장 큰 가상자산 붕괴 사태’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시장에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준 사건·사고를 정리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3월 엑시 인피니티 해킹 사고를 시작으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엑시 인피니티는 베트남의 게임사인 스카이 마비스가 2018년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으로, P2E 열풍을 선도한 게임으로 꼽힌다.

해커들은 개발사의 송금 네트워크인 ‘로닌’에 침입해 당시 기준으로 약 6000억원이 넘는 가상자산을 빼돌렸다. 가상자산 해킹 사고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스카이 마비스는 6월 해킹 피해를 모두 복원했다고 밝혔지만,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게임통계 사이트인 액티브플레이어에 따르면 엑시 인피니티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지난 1월 270만명에서 6월 95만명으로 급감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5월 루나·테라 폭락 사태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상자산)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테라의 가치를 담보한 가상자산 루나 코인의 가격이 함께 폭락한 사건이다.

루나·테라 가격 폭락으로 국내 28만명의 투자자들이 약 77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에 따른 시장 위축은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기업의 붕괴로 이어졌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 캐피탈 ▲가상자산 투자회사 보이저 디지털 ▲가상자산 담보 대출기업 셀시우스 등이 잇달아 파산을 신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들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 빗대어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세계 금융위기가 도래한 것처럼,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에 위기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FTX ▲가상자산 담보 대출기업 블록파이까지 파산을 신청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칠전팔기’라는 말이 있듯이, 업계에서는 잇달아 불거진 악재를 계기로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정부들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기 위해 관련 제도 및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인텔레그래프는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이 힘든 한 해 였을지 모르지만 희망이 있을 수 있다”며 “올해 사건들은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이전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 “가상자산 시장은 올 한 해 온 몸으로 성장통을 겪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단순 거래 상품뿐만 아니라 대체불가능토큰(NFT),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P2E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당국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내년에 시장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가상자산 산업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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