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한화·현대중공업·롯데·CJ·SK 등 오너 3세 본격적인 경영 참여...신사업 추진 기대 높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담서원 오리온 신임 경영관리담당 상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신유열 롯데그룹 상무,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각 사] [편집=뉴스퀘스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담서원 오리온 신임 경영관리담당 상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신유열 롯데그룹 상무,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각 사] [편집=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계묘년 새해를 앞두고 재계의 오너가(家) 3·4세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돋보이고 있다.

내년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 돌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이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오리온그룹의 오너 3세인 담서원 부장이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는 입사 1년 5개월여만의 초고속 임원 승진으로 오리온이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오너 3세 승계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담 상무는 지난해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회사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수립, 물류고도화 등에서 활약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담 상무는 향후 오리온의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한화·SK·롯데·CJ 등 재계에서도 3·4세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승진 소식이 잇따른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0월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을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발령했다.

2015년 당시 기획재무부문장 상무로 승진하면서 당시 재계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던 정 사장은 이후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정 사장은 앞서 국내 첫 선박 완전자율 운항에 성공시키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올해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모두 전년 대비 향상된 실적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의 2.8배인 2조408억 원에 달했으며,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 188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화그룹 역시 일찍이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해온 데 이어 지난 8월 승진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태양광·우주항공산업·방산산업 등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꼽히는 분야를 도맡아 진두지휘에 나섰다.

그는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을 성공시키며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을 공고히하고 조선업진출,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 등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한화그룹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STX 인수전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 역시 참여하면서 조선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오너 3세들의 움직임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또 한화는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를 전무로 승진,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유치 등 유통 관련 신사업 추진에 전력을 가하고 있다.

SK그룹에서도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신임 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투자 및 주요 의사결정을 맡게된 바 있다.

최 사장은 앞서 SK그룹 첫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면서 얻은 해외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구축과 내부 역량 확보를 주도해왔다.

이어 2020년에는 직영주유소를 자산과 영업으로 나눠 복수의 상대에게 매각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서 향후 미래 성장사업 추진과 투자전략 등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계의 오너 3세 승계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일부 우려가 예상되는 그룹도 나타났다.

지난 15일 롯데그룹은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신 상무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 부장으로 입사,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임명되며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반 참석하는 등 경영 참여의 움직임을 드러냈다.

앞서 롯데케미칼에서는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 육성·발굴 사업에 기여하고 글로벌 협력 관계 구축에 역량을 발휘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신 상무가 현재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병역문제와 귀화문제가 남아있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업계는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가 되는 해에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만큼 빨라야 2024년 쯤 신 상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되면서 경영활동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담당 경영리더가 임원 승진 1년 만에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업계의 여론이 갈렸다.

이 실장은 올해 주도하던 CJ제일제당의 미국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5조5684억 원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이끌어냈고, 미국 냉동식품 업체 인수를 통한 미국 시장 공략이 효과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앞서 이 실장이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자숙에 들어간 이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 약 1년 만에 승진 대상자가 됐다는 점에서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업계는 이 실장이 앞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업에서 호실적을 이끌어내면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맡게 될 전략기획 및 글로벌 식품 사업 총괄에 대한 역할 수행이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본격적인 재계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에 업계 관계자는 “시장 트랜드가 급격히 변화되면서 이전보다 빠르게 승계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등의 방안으로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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