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현대리바트 일부 가구제품 가격인상 단행...지난해 수차례 가격인상 이어 올해도 평균 4% 인상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시적 호황기 지냈으나 생산 비용 증가·부동산 시장 침체 등 여파로 불가피

서울 한 대형마트의 가구전시부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의 가구전시부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코로나 특수’로 호황기를 보냈던 가구업계가 엔데믹 전환 이후 겪게된 실적 부진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업계 ‘빅2’인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이날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한샘은 원자재 가격·물류비 인상 등을 이유로 부엌·수납 일부 모델의 도어, 판넬 등의 가격을 평균 2.7% 올린다고 밝혔다.

현대리바트 역시 생산 비용 증가에 따라 동일 시점부터 가정용 가구 브랜드의 소파, 침대, 의자 등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약 5% 정도 인상한다고 전했다.

가구업계에서는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다른 업체 역시 가까운 시일 내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한샘과 현대리파트는 지난해에도 주요 품목의 가격을 연달아 인상한 바 있다.

한샘은 2월부터 3개월에 걸쳐 창호·도어, 부엌·바스 일부 품목, 벽지, 침대·소파·책장 등을 평균 4% 인상, 8·9월에도 침대 프레임과 한샘리하우스 주요 품목 가격을 평균 최소 3%에서 최대 10%까지 올렸다.

현대리바트는 1월 주방과 거실 가구의 가격을 평균 5% 올렸고, 6월과 9월에는 일부 주방·욕실·주방가구 품목에 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이케아코리아·일룸·신세계까사·에몬스 등 가구업체들 역시 지난해 계속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해왔다.

이러한 가구업계의 움직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누렸던 호황기가 리오프닝으로 인해 막을 내린 데 더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생산 가격 상승·부동산 시장 급랭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업계는 거리두기 해제가 이뤄지기 직전인 2021년까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일명 ‘집콕러’들의 수요와 주택매매거래량 확대로 성수기를 맞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가구 소매 판매액이 전년 대비 23.8% 급증한 10조1865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사상 최대인 1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 브랜드인 한샘은 2021년 3·4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한 2546원에 달했고, 2위인 현대리바트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야외 활동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이 지속되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가구의 경우 러시아, 북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목재 합판 등을 주로 수입하는데, 전쟁 이후 목재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데 더해 환율과 컨테이너 운반비용 등도 크게 오른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여파도 적지 않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실제 전국 주택 거래량은 2020년 4분기 34만9808건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2021년 3분기까지 20만건 대에서 감소세를 이어가던 중 2022년 1분기 13만8349건으로 급락, 3분기에는 10만7534건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영향이 더해지면서 수요가 줄어든 가구업계는 실적 부진의 결과를 낳게 됐다.

한샘은 2022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한 21억5800만원으로 집계된 데 이어 3분기에는 영업손실 13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 2억8600만원에서 3분기 영업이익 5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같은 동기와 비교했을 때 87%나 감소한 수준이었다.

이에 가구업계들은 올해 역시 경제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빠른 시장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약 2년간 이어졌던 호황기가 글로벌 경기침체·엔데믹 전환·주택시장 침체 등의 상황과 맞물리게 되면서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며 “올해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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