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영업익 1.8조원, 전년 대비 69.4% 증가
에너지·전자재료 고른 성장..."전동화 흐름에 수요 우려 없어"

삼성SDI 경기도 용인시 본사 [사진=삼성SDI]
삼성SDI 경기도 용인시 본사 [사진=삼성SDI]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삼성SDI가 지난해 매출 20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해 자동차 전지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강세를 이어갈 각오다.

30일 삼성SDI는 2022년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20조1241억원과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48.5%, 영업이익은 69.4% 증가했다. 매출이 20조원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SDI는 역대 연간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게 됐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모든 사업부가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4분기만 봐도 호조는 계속됐다.

작년 4분기 매출은 5조9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3% 증가했고, 분기 매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08억원으로 84.7% 증가했다.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4분기 에너지 부문의 매출은 5조34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9% 상승, 영업이익은 3591억원으로 198.8% 증가했다.

수요 둔화 우려 속 중대형 전지의 매출이 확대된 게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자동차 전지의 경우 주력 제품인 'P5'(Gen.5)의 성적이 좋았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소형 전지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고, 원형 전지는 전기차용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전동공구 수요가 둔화됐지만 주요 고객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판매 영향을 최소화했다.

이외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은 6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9% 감소, 영업이익은 1317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고부가 디스플레이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이외 디스플레이·반도체 공정 소재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3월 관람객들이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2'에 마련된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당시 삼성SDI는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 등을 소개했다. [사진=김보민 기자]
지난해 3월 관람객들이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2'에 마련된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당시 삼성SDI는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 등을 소개했다. [사진=김보민 기자]

이날 삼성SDI는 콘퍼런스 콜을 열고 올해 사업별 전망을 내놓았다.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손미카엘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전기차 수요가 쪼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잠재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계획에 따라 전기차 생산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전기차가 주목을 받고 있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향상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가 지난해보다 40%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소개했다.

손 부사장은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고, 주력 제품인 P5에 대한 고객 수요는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텔란티스에 이어 미국 시장을 겨냥할 협력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부사장은 "미국은 유럽이나 중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전기차 침투율이 낮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를 계기로 향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이 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과 전지 업체들 간의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는데, 당사도 많은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동공구 분야에서는 주택경기 부진으로 성장세가 예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IT용 소형 전지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로 정체될 가능성이 있지만, 폴더블폰 확대로 플래그십용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SDI는 2022년 배당을 보통주 기준 1030원(우선주 1080원)으로 확정했다. 기본 배당금 1000원(우선주 1050원)에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환원한 것으로, 총 배당금은 69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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