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2022년도 연간 성적표 발표
LG엔솔, 매출 25조·영업익 1조 돌파...삼성SDI도 신기록
SK온, 적자 지속할 듯..."수율 개선 따라 흑자전환 속도 결정"

지난해 3월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2'에 마련된 SK온 전시장. [사진=김보민 기자]
지난해 3월 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2'에 마련된 SK온 전시장. [사진=김보민 기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기차 흐름이 빨라지면서 지난해 연간 최고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K-배터리 삼총사' 중 하나인 SK온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적자의 늪에서 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손실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을지 주목된다.

세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7일 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연간 매출 25조5986억원과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43.4%, 영업이익은 57.9% 증가했다.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창실 부사장은 "작년 하반기 전기차(EV) 및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개선세에 따라 전 제품군 출하량이 증가했고,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판가 연동 확대 등에 힘입어 연간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 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보다 25~30% 증가시킨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로벌 거점에서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관련 투자를 지난해(6조3000억원)보다 5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삼성SDI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30일 회사가 공개한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0조1241억원, 영업이익은 1조8080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각각 48.5%와 69.4% 증가한 성적으로, 역대 최고치다.

회사 측은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전지의 매출이 확대됐다"며 "자동차 전지는 P5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ESS 전지는 전력용 프로젝트에 공급돼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형 전지는 전동공구 수요가 둔화됐으나 장기 공급 계약으로 판매 영향을 최소화했고, 전기차용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기차 생산 또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곳은 SK온이다. SK온의 실적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콘퍼런스 콜 일정인 이달 7일에 맞춰 발표된다. 

업계에서는 4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1346억원)까지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EBITDA(감가상각비·이자비용·세금 등을 빼기 전 순이익)는 94억원을 달성했다.

결국 적자 폭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인데, 증권업계에서 올 초부터 나온 추정치는 제각각인 상황이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한 뒤 외형 성장에 힘을 쏟아왔다. 다만  낮은 수율(양품이 차지하는 비율)로 인해 수익성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부문의 경우 외형 성장 속 흑자전환 개선 시기가 또 늦어지고 있다"며 "수율 개선 속도에 따라 흑자 전환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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