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애플 협상 시간 소요 전망.. 현대, 현 유일 제휴사로 시장 선점 박차
“시장점유율 최대 증가폭 1.7%P 추산... 업계 지각변동은 불가능” 의견도
삼성·카카오페이 등과의 차별화·NFC 결제 인프라 확충이 과제

금융당국이 미국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허용하기로 가운데 카드사들이 잇달아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써는 현대카드가 유일한 제휴사인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이 현대카드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카드업계에 생길 지각변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애플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미국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허용하기로 가운데 카드사들이 잇달아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써는 현대카드가 유일한 제휴사인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이 현대카드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카드업계에 생길 지각변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애플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금융당국이 미국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허용하기로 가운데 카드사들이 잇달아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재로써는 현대카드가 유일한 제휴사인 만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스타트’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현대카드가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국내 카드업계에 생길 지각변동에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는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개시일은 내달 초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국내 법령 여건상 애플페이의 배타적 사용권을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현대카드가 유일한 제휴사로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3일 SNS에 한입 베어물은 사진을 올렸다.[사진=SNS 캡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3일 SNS에 한입 베어물은 사진을 올렸다.[사진=SNS 캡쳐]

앞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3일 금융당국의 승인 통보 이후 개인 SNS에 사과를 한 입 베어물은 사진과 함께 ‘오늘의 점심’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의 경우 애플 측과의 제휴 협상 등의 서비스 준비 과정 등 물리적으로 상당 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그간 카드사들은 애플 측과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위해 제휴 협상을 벌여왔으나 수수료 부담 문제로 번번이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통상 소비자 사용금액의 0.1~0.15%를 수수료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선 현재 3위인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우선 도입을 기회로 2위(삼성카드)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가 가장 높았다. 뒤이어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 간편결제시스템 서비스는 고객 편의 등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페이는 특히 2021년 기준 결제규모 면에서 전 세계 2위의 영향력을 보이는 등 성장성이 상당히 유망한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아이폰을 많이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페이, 현대카드의 신규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 시장점유율 [사진=연합뉴스]
카드사 시장점유율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선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카드업계의 시장구도 변화는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아이폰 사용자(1132만명) 중 50%가 애플페이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 평균 결제 규모를 20만원으로 가정해 연간 사용액은 13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국내 카드 총 결제액 1006조원의 1.4% 수준에 달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카드가 해당 결제를 모두 담당한다고 가정해도 시장점유율의 증가 폭은 1.7%포인트에 불과하다”면서 “산업 구도 변화를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페이와 호환하는 NFC단말기 보급률이 10%로 그치는 등 도입 초기 급격한 확산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와 호환하는데, 지난해 기준 국내 신용카드가맹점(290만 개) 가운데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약 10% 미만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방식을 쓰기 때문이다.

현재 NFC단말기로 애플페이가 사용 가능한 가맹사는 전국 편의점(CU·GS25·이마트24·미니스톱·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맥도날드,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교보문고, 롯데하이마트, 이케아 등이다.

이 밖에 뚜레주르·올리브영·CGV 등 CJ계열사, 롯데마트·롯데시네마·롯데월드 등의 일부 롯데계열사, 다이소, 이마트 계열사, 신세계백화점, KFC, 버거킹 등은 NFC단말기를 갖추고 있지 않거나 기술적인 문제로 서비스가 당장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선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의 간편결제시스템이 마련된 상황에서 NFC단말기 결제망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애플페이 사용을 위한 신규 고객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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