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노조 추천 사외이사 반대... “사외이사, 주주 이익을 위해 기여해야”
신한 사외이사 유임 반대... “지배구조·위험 관리 실패”
신한 진옥동 회장 선임엔 찬성... 리스크 관리 개선 노력 인정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 ISS의 KB금융그룹 관련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 ISS의 KB금융그룹 관련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KB 노조 추천 사외이사와 신한 사외이사를 반대하고 나서 이들 선임 및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한 진옥동 회장 후보자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주주들에게 찬성을 권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그룹 관련 보고서에서 오는 24일 열릴 주총의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유했다.

앞서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는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PT KOEXIM MANDIRI FINANCE)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제출한 바 있다.

노조는 임 후보에 대해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해외사업 부문 정상화를 위해 KB부코핀은행의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을 키워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반면, ISS는 노조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결국 다른 사외이사 후보와 마찬가지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그 후보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만큼 9호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ISS는 오는 23일 개최 예정인 신한금융지주 주총 안건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신한은행 본점 [사진=신한은행]
ISS는 오는 23일 개최 예정인 신한금융지주 주총 안건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신한은행 본점 [사진=신한은행]

◆ 신한 진옥동 회장 선임엔 찬성... 사외이사 유임은 반대, "위험 관리 실패"

ISS는 오는 23일 개최 예정인 신한금융지주 주총 안건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우선 진옥동 이사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ISS는 진 후보자에 대해 신한금융의 리스크(위험)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진 후보자(내정자)는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KPI(핵심성과지표) 개편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회장 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찬성을 권한다"고 밝혔다.

다만, 8명의 사외이사(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유임에는 반대했다.

ISS는 이들이 라임펀드 사태, 채용 비리 사태 등과 관련해 제대로 견제·감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ISS는 반대 이유에 대해 "신한금융지주의 현 사외이사진은 지배구조와 위험 관리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SS는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 기관이다.

글래스루이스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세계 투자자의 약 70% 이상이 ISS 의견을 유료 보고서 등을 통해 참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만큼 ISS 의견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외국인 주주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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