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연간 9조8000억원 배당 지급…주주가치 제고 위해 최선"
주주, 사업 및 주가 반등 전략에 관심..."동문서답" 비판하기도

삼성전자는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삼성전자는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삼성전자가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들을 통과시켰다.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의 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주주들은 회사의 향후 사업 계획과 주가 반등 전략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고, 경영진의 원론적인 답변을 지적하기도 했다.

15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와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경계현 사장은 외부 일정으로 불참했다.

안건으로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상정됐다. 위 안건들은 투표를 거쳐 원안 가결됐다.

한종희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투표에 앞서 각 사업별 업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하는 시간도 열렸다.

DX부문장이기도 한 한종희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본질에 집중한다는 진리"라며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 이외에도 차세대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그린 테크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은 반도체 사업이 올해 IT 수요 부진과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술 격차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필수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이 응원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김보민 기자]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이 응원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김보민 기자]

이날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은 600여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었지만, 지난해(1600여명)보다 참석자 수가 줄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주는 본지에 "주주한테 보내는 종이 우편물이 이제 전자공고로 대체되면서 주총장이 한산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GOS(게임옵티마이징 서비스)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확실한 업황 외 특별한 이슈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GOS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나올 만큼 주주들의 관심이 높았다.

참석 주주들의 수는 줄었지만 이번에도 열기는 뜨거웠다. 

사업별 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주주들은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확정됐는데 삼성의 대응 전략은 무엇이냐", "OLED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전보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데,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 등을 물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부분이 없다"라고 답했다.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아 경영진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일례로 한 주주는 내부 회계관리제도 평가와 관련해 대표이사가 어디까지 확인을 했느냐 물었고,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회사는 대내외 상황과 여건을 다각도로 감안해 경영 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다른 주주는 "명백하게 동문서답 하신 것 같다"라며 다시 세부적인 답변을 줄 것을 요구했다. 주총장에는 주주들의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만족할 만한 답변이 아니었다면 사과드린다"라며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바로 답변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후 주총을 폐회하기 이전 질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답변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휴가를 내고 주총장에 왔다는 30대 주주는 "처음 현장에 와봤는데, 굳이 오지 않아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경영진의) 이야기가 대부분 두루뭉술했다"라고 지적했다.

15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찾은 주주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액세서리 '삼성 에코 프렌즈' 팝업 스토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보민 기자]
15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찾은 주주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액세서리 '삼성 에코 프렌즈' 팝업 스토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보민 기자]

한편 이날 주총장 곳곳에는 삼성전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액새서리인 '삼성 에코 프렌즈'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다. 주주들은 주총 전후로 이곳을 찾아 갤럭시 S23 시리즈, 갤럭시 워치5 등에 적용해볼 수 있는 제품들을 살펴봤다.

주주들이 대기하는 공간에도 친환경 요소가 적용됐다. 의자부터 책상까지 골판지로 꾸며진 에코패키지 체험존에서 주주들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인증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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