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3' 현장
볼보트럭·루시드에어 등 3사 협업 전기차 한자리에
"LFP부터 전고체까지 잡자"...차세대 기술 각축전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들이 참가했다. 사진은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볼보 전기 트럭. [사진=김보민 기자]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들이 참가했다. 사진은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볼보 전기 트럭. [사진=김보민 기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의 첨단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배터리 2023'이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현장은 흡사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자사 제품이 탑재된 대형 전기트럭이나 프리미엄 세단을 선보이며 글로벌 파트너십이 강해졌음을 입증했다.

배터리 패권 경쟁에서 승부할 차세대 기술도 선보였다. 중국 기업이 선두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부터 안전성이 높은 전고체까지 차세대 전지를 향한 3사의 발걸음이 바빠지는 모양새다.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을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포드 머스탱 마하-E, 루시드 에어, BMW 뉴 i7, 제네시스 eGV70. [사진=김보민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제품을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포드 머스탱 마하-E, 루시드 에어, BMW 뉴 i7, 제네시스 eGV70. [사진=김보민 기자]

◇ "배터리 전시회야, 모터쇼야?"...글로벌 전기차 총집합

16일 인터배터리 현장에서 인파가 가장 많이 붐빈 곳은 주요 3사의 부스였다.

전시장에 들어오기까지 20분 정도 줄을 섰다는 한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온 것 같다"라며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차량의 실물까지 직접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부스 중앙에 '루시드 에어'를 전시했다.

루시드 에어는 '제2의 테슬라'를 자신해온 미국 루시드모터스의 럭셔리 세단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표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며, 최대 83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그 옆에는 포드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머스탱 마하-E'가 있었다. LG의 파우치형 모델이 쓰인 이 모델은 최대 483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삼성SDI 부스 입구에는 볼보 전기 트럭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은 한국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전기트럭이다. 여기에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모듈 36개·팩 6개)가 탑재되는데,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돼 고출력·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순수 전기만으로도 이렇게 큰 차량이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스 중앙에는 BMW '뉴 i7'이 전시돼 있었다. 이 모델에 장착된 삼성의 젠5 각형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에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더해 탄생했다. 뉴 i7뿐만 아니라 iX, i4 등 최신 전기차 모델에도 탑재되고 있다.

SK온은 부스 한편에 현대차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eGV70'를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V2L(배터리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로 옮기는 기술) 사례를 살펴봤다.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리튬황 배터리. [사진=김보민 기자]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리튬황 배터리. [사진=김보민 기자]

◇ '꿈의 배터리'라는 건 없다...차세대 기술 상용화 속도 

이번 전시에서 주목을 받은 건 전기차뿐만이 아니다.

기존 삼원계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부터 전고체·리튬황까지, 미래 먹거리를 향한 3사의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분위기였다. 일부 기술의 경우 아직 상용화 시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차세대 배터리 시제품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존에서 국내 전시회 최초로 LFP 배터리 셀을 선보였다. 해당 셀이 탑재된 전력망 및 주택용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개발이 까다롭지만 안전성이 높아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전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된 배터리로, 유기 용매가 없어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이 밖에도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 전지도 소개했다.

삼성SDI도 전고체 기술을 앞세웠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현재 국내 유일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파일럿 라인과 관련해 "올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을 시작해 전고체 배터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온 또한 전고체, 코발트프리, LFP 기술을 선보였다. LFP 배터리는 특히 저온(-20℃~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감소하는데, SK온은 이를 70~80℃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특징인데, SK온은 기존 파우치형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공급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게 특징이다. [사진=김보민 기자]  [사진=김보민 기자]
SK온은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게 특징이다. [사진=김보민 기자]  [사진=김보민 기자]

한편 인터배터리 2023는 오는 17일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모든 것과 연결된 배터리'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는 477개사 1400개 부스가 참가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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