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상 범죄 심각성·국적·인도요청 시기 고려
블룸버그 “정치·외교적 영향...미국·한국 타협할수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 확보전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 확보전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한국과 미국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가상자산 도피범 권도형, 한국과 미국 중 누가 먼저 데려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권 대표가 미국에 먼저 송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우선, 블룸버그통신은 법률전문가를 인용해 권 대표에 대한 우선권은 한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소됐기 때문에 법률상으로 한국에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검찰은 지난해 9월 권 대표를 기소했고, 미국 검찰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직후인 지난 23일 정식 기소했다.

몬테네그로 법상 2개국 이상이 범죄인 인도를 신청할 경우 법원은 요청 국가가 기소한 범죄의 심각성과 도주자의 국적, 범죄인 인도 요청 시기 등을 고려해 송환 국가를 결정한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권 대표의 송환 문제가 정치·외교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몬테네그로와 미국 방위조약 동맹국인 한국이 이번 송환 문제로 미국과 맞서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권 대표의 송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도 미국행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수사당국의 능력을 앞세워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전 세계에 흩어진 권 대표의 자산을 압수하고 이를 한국 피해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양국이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블룸버그통신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한국으로 먼저 보내지더라도, 미국에서 첫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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