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락폭 38%, 델·레노버·에이수스·HP도 줄줄이 감소
수요 부진·재고 조정 여파...반도체 업황까지 타격 이어져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전자 매장에 애플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전자 매장에 애플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올 초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약 30%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품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들도 맥을 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도체 등 연계 산업의 타격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5670만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8% 감소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였던 2020년 1분기를 제외하면 최근 들어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0년간 가장 저조한 분기 출하량"이라고 설명했다.

PC 시장의 강자들의 성적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고 델과 레노버도 각각 32%, 30%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에이수스(-28%), HP(-24%)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최근 몇 년간 PC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업종으로 거론돼 왔다.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이 늘어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요국 사이에서 방역조치가 완화됐고, 경기 침체에 소비심리까지 쪼그라들면서 업황이 꺾였다. 기존 재고 곳간을 비워야 한다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업체별 PC 출하량 및 감소 폭. 출하량 대수로 봤을 때 가장 선방한 곳은 레노버(1280만대)였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1분기 업체별 PC 출하량 및 감소 폭. 출하량 대수로 봤을 때 가장 선방한 곳은 레노버(1280만대)였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PC 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봐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올 3월 매출은 1454억800만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지난해 동월보다 15.4% 줄었다.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올 초 애플의 주문이 감소하면서 TSMC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PC 기업의 업황이 개선돼야 이들을 고객사로 둔 반도체 기업들의 숨통 또한 일부 트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분기 후반부터 재고 정상화가 이뤄져, PC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주문자위탁생산(OEM)과 제조사개발생산(ODM)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PC 재고가 소화될 전망"이라며 "수요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PC OEM은 다음 단계의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요 회복 속도가 더뎌, 올해 연간 출하량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규모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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