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폭스바겐 ID.4 추가
현대차·기아는 아직...외신 "대응 전략 갖춰야"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사진=폭스바겐]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사진=폭스바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이 아닌 해외 브랜드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까다로운 배터리 요건을 충족했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인데, 아직 명단에 오르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를 7500달러 보조금 지급 대상에 추가했다. 해외 브랜드가 IRA 보조금 명단에 오른 첫 사례다.

앞서 재무부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인 16개(하위 모델 포함 22개) 전기차 차종을 발표했는데,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들의 전기차만 포함했다. 당시 폭스바겐과 BMW 등의 전기차는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최근 세부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북미에서 제조 및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면 3750달러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할 시 3750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도 세부지침을 맞추지 못하면 보조금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폭스바겐 ID.4의 경우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된다. 폭스바겐은 보조금 명단에 오르지 못했을 당시 "세부 서류 제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심사 결과 배터리 및 광물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업체로 가득했던 보조금 대상에 폭스바겐이 포함되면서 대서양의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과의 무역 갈등이 지금보다 격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바이든 정부는 IRA를 통해 전기차 공급망의 흐름을 자국으로 가져오려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배터리 세부 요건을 한층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은 이러한 미국의 행보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외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항을 담고 있는 만큼 유럽 내에서 미국을 향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진=미국 에너지부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미국 에너지부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이 아닌 해외 브랜드가 명단에 추가됐다는 소식에 국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번 보조금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브랜드 중 하나다. 미국 앨라배마에서 조립되는 GV70의 경우 중국 공급망을 거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측은 "리스 시장 집중과 전기차 확대 등 주요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IRA는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에는 북미 조립 등의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 IRA 때문에 가장 고민이 많은 곳은 현대차그룹일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데, 일단 이들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JV) 설립 등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현대차그룹 등 외국 기업들이 배터리 요건을 충족할 대응 전략을 갖춘다면 보조금 명단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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