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86.3% 상승...매출 37.7조원 '깜짝 실적'
반도체 부족 완화 속 제네시스·SUV 판매 호조
미국 IRA 대응 '이상 無', SK온과 북미 합작공장 설립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수년간 자동차 업계를 괴롭혀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됐고,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판매가 늘어난 게 호조를 이끌었다.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을 낳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그 일환으로 배터리 기업 SK온과 북미 합작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 연초부터 '깜짝 실적', 2분기도 '맑음'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연결 기준) 매출은 37조7787억원,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3년 3분기(9.7%) 이후 분기 기준 최고인 9.5%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86.3% 증가했다.

현대차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5.9% 상승한 1276원이다.

아울러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판매도 늘어났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171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13.2% 증가한 수치(도매판매 기준)다.

국내 시장에서는 19만1047대(전년 동기 대비 25.6%↑)가 팔렸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본격 판매되고, SUV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는 83만665대(전년 동기 대비 10.7%)가 판매됐다.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됐고,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게 효자 역할을 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만큼 2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되면서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부 시장의 재고 수준이 낮아 향후 견조한 대기 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를 늘리고, '아이오닉 5 N' 및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를 통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5세대 완전 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 가치 차종의 믹스 개선도 추진한다.

2023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현대차 '아이오닉 6' [사진=연합뉴스]
2023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현대차 '아이오닉 6' [사진=연합뉴스]

◇ SK 합작으로 IRA 돌파..."2026년 모든 차종 혜택"

현대차는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한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 IRA에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략을 밝혔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 중 배터리 부품 및 광물 요건을 충족한 차량에게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미 정부가 공개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우려를 낳았다.

현대차 측은 "(법안의 조건들이)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IRA를 지속적인 경영 사안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리스 판매 집중 ▲현지 생산 조기화 등의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IRA는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에는 북미 조립과 같은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국내 배터리 기업인 SK온과 북미에 합작공장을 짓겠다는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가동 시점은 2025년 하반기다.

양측은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분은 각 50%씩 보유한다.

현대모비스는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배터리 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할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수율(결함이 없는 양품의 비율)이 어느정도 잡히냐에 따라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풀케파(최대 생산)가 다 돌아갈 정도의 생산 계획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충분히 2025년 생산 전기차들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전 생산 차종이 IRA 혜택을 받을 시점은 2026년 정도로 보고 있다"며 "차츰 혜택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오는 26일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기아가 23조원 이상의 매출과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대차와 같이 깜짝 실적을 기록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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