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획평가원 ‘애플 부품 내재화 영향’ 분석 보고서
부품 적용까지 상당 시간·비용 들어...국내 기업이 위탁생산할 듯
향후 수년간 국내 의존도 60% 전망...새로운 수익원될 수 있어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부품 내재화 전략에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국내 기업이 받을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애플의 아이폰 14 프로 모델. [사진=연합뉴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부품 내재화 전략에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국내 기업이 받을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애플의 아이폰 14 프로 모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애플이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국내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받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립하고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데다가 자체 개발을 하더라도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5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애플의 부품 내재화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내 업체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는 향후 수년간 최소 6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애플은 시장 우위를 지속적으로 차지하기 위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영역에서 애플은 그동안 자사 기기에 인텔 칩을 사용했지만, 2020년 하반기 맥북 에어, 맥북 미니 등에 자체 개발한 M1 반도체를 탑재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애플은 지난 2014년 마이크로LED 개발사 럭스뷰를 인수하며 차기 제품군에 자체 개발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르면 내년 말부터 ‘애플워치 울트라’ 모델에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신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애플의 행보는 아이폰14 디스플레이의 70%를 담당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워치, 아이패드에 각각 80%, 32%를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애플의 디스플레이 독립이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OLED 보다 생산 비용 효율성이 낮기 때문에 중·대화면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단기간에 확대 적용하기 쉽지 않다.

또한 마이크로LED를 전제품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 시설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애플이 향후 수년간은 국내 기업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조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아이폰 등에 탑재되는 M1 반도체 칩도 애플이 자체 설계했지만, 생산은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맡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의 로스 영 대표도 “애플은 마이크로LED 설계 제조 전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위탁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마이크로LED 백플레인(디스플레이 구동 회로가 포함된 뒷면)을 위한 작은 라인을 구축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도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LED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IT 전문매체 GSM아레나는 “삼성이 애플에 마이크로LED를 공급하기 전에 갤럭시 워치 라인업에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은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마이크로LED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아이폰용 OLED 패널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향후 애플워치에 탑재될 마이크로LED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디스플레이 시장에 장기적으로 애플이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것”이라며 “애플의 물량을 수주 받아 위탁생산하게 되면 중국 업체에 밀린 LCD 시장의 열세를 만회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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