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한 신용대출 금리 비교·검색 서비스 31일 개시
서버 다운 등 별다른 혼선 없이 금융사별 원활한 서비스 운영 중
은행권, 미적지근한 반응…“주거래 은행보다 낮은 금리 제시 어려워”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편의성을 높이고, 은행 간 경쟁을 촉발하기 위해 31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주거래은행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고객들에게 더 낮은 대출금리 혜택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편의성을 높이고, 은행 간 경쟁을 촉발하기 위해 31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주거래은행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고객들에게 더 낮은 대출금리 혜택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융당국이 이자부담 경감과 은행 간 경쟁 촉진을 목표로 도입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개시 초반부터 실효성 논란에 부딪혔다.

해당 서비스가 주거래 은행을 갖고 있는 수많은 고객들에게 금리 비교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실질적인 금리 인하 혜택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서비스와 관련해 기존 대출 고객 이탈 현상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금융소비자(고객)은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다.

‘온라인‧원스톱 대출 갈아타기’로 명명된 이번 조치로 고객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탈사에서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 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고객이 대출비교 플랫폼 또는 금융회사 앱에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대출 갈아타기)를 선택하면 기존에 받은 대출의 금리, 갚아야 할 금액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후 본인의 소득, 직장, 자산 정보를 입력한 후 새로 받을 수 있는 대출조건을 조회하면 더 나은 대출 금리 조건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측 설명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감독원과 함께 대환대출 인프라의 주요한 축인 대출이동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금융결제원 분당센터 통합 관제실에 직접 방문하면서 차질없는 서비스 운영을 당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결제원, 참여회사,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운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등 시스템 운영 초기의 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서비스 개시 첫날 참여 금융기업별 대환대출 플랫폼은 별다른 무리 없이 운영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금융 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비롯한 일부 고객들의 경우 보다 저렴한 대출 금리를 확인하고, 갈아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서비스 개시 초반에는 작년에 고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금리로 이동하거나, 2금융권 고신용자가 1금융권 중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우 등을 중심으로 이자경감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환대출서비스 상황별 이용 방법. [사진=금융위원회]
대환대출서비스 상황별 이용 방법. [사진=금융위원회]

다만, 금융당국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내용과 달리 실제 대출 금리 인하 혜택을 많은 수 있는 고객이 얼마나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대출은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래은행, 이른바 주거래은행과의 거래 실적이 평가 요소에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본인이 월급통장을 사용하거나, 입금·적금 내역이 많은 은행에 대출을 받을수록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을 하다보면 대기업 근무 등 다른 조건이 우수하더라도 신규 고객에게는 별다른 금리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거래은행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인터넷은행 등이 출범한 이후에도 그대로 기존 은행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별 대출 금리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이번 서비스의 실효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게재된 4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을 보면 최하위 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등급의 대출 금리 범위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매월 발표되고 있는 은행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차감한 값)는 해당 월의 은행 대출 고객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있어 오히려 고객들의 혼선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C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로 인해 기존 고객 이탈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이 이번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기존 고객 이탈 방지 및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은 미미하다.

소액 쿠폰 또는 경품 이벤트 등을 기획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관련 이벤트 홍보 포스터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행 첫 날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지는 아직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금리보다 싼 대출금리를 제시받는 고객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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