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우려로 전 세계 주요국 정부·기업 ‘탄소중립’ 실천 강조
지구촌 신재생에너지 전력 발전 비중 28% 수준에 머물러
태양광, 풍력에너지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 커지고 있어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천을 외치면서 이차전지, 반도체에 이어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 차기 업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 풍력발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천을 외치면서 이차전지, 반도체에 이어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 차기 업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 풍력발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두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이차전지’와 ‘반도체’다.

해당 업종의 대장주 격인 에코프로비엠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아직 불안정한 각종 경기지표로 인해 주식시장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벌써부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기 주도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이차전지, 반도체 다음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들은 ‘ESG 경영’을 내세워 탄소중립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 중 탄소중립은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박건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탄소중립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여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O’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각종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여기서 제일 중요한 이슈는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라고 지목했다.

실제로 국제사회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지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제한하는 ‘칸쿤합의’를 도출했다.

또 2015년에 채택된 ‘파리협정’에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 결과,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2018년 10월에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 본격적인 ‘2050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셈이다.

박 연구원은 “기후변화 완화와 더불어 탄소중립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새로운 시장의 탄생에 따른 고용 창출과 경제적 효과,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성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교보증권은 아직 전 세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발전 비중은 28% 수준이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는 갈 길이 바쁘다“며 “여기서 갈 길이 바쁘다는 의미는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중 풍력에너지의 경우 누적 설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이끌 주도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이 발간한 자료를 보면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는 글로벌 풍력 누적 설치량이 2023년 1TW를 넘어서고, 2030년 2TW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1980년 최초의 풍력단지가 조성된 이후 1TW를 설치하기까지 약 4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반면에 ‘추가 1TW 설치’에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국들은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과 유럽의 그린딜 법안이 대표적으로 현지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은 양으로 만들어 순(Net) 배출을 0(Zero)로 만든다는 ‘넷제로’(Net-Zero) 달성을 하기 위해서도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은 필수다.

허 연구원은 “넷제로 달성에 중간 점검 시점인 2030년이 다가올수록 풍력발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현재의 기대치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탄소중립, 넷제로 실현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대중들의 시선을 확 끌만한 혁신적인 아이템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태양광·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도적인 업종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후 변화의 증거가 쌓이면서 탄소 중립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어떻게 이를 달성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풍력, 태양광, 전기차, 미래 식량 등 기술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원자력을 ‘핑크 수소’라며 재조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들 테마가 당장 유행으로 사라질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이목을 끌만한 혁신적 신제품은 부족해 보인다”며 “이익 모멘텀이 꺾이고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시장 관심도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