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관 발표,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 제도도 폐지
사외이사 후보 7인도 공개...30일 임시주총서 처리
낙하산 인사 방지 위해 주주 추천 및 의결기준 상향

​KT가 9일 지배구조 개선안(정관 개정안)을 비롯해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 7명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KT가 9일 지배구조 개선안(정관 개정안)을 비롯해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 7명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KT가 대표이사 자격요건을 완화, 문호를 대폭 넓혔다. KT는 현재 공석인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 법인 정관에 명시된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 '정보통신(ICT) 전문성' 항목을 제외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는 여권이 추천하는 ‘낙하산 인사’를 대표로 임명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KT는 9일 대표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을 뺀 지배구조 개선안(정관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존의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내용을 삭제하고 대신 ‘산업 전문성’을 넣었다. 이와 함께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대표 요건으로 제시했다.

새 정관엔 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 시 출석 주주 60%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KT 최대 주주로 정부 입김이 닿는 국민연금의 인사 개입 가능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KT가 대표이사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삭제한 것은 최근 통신산업이 다른 산업과의 융합하면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시장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평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관 개정안은 ‘뉴 거버넌스 구축 TF’가 마련한 것으로, 오는 30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처리될 예정이다.

정관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기존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 제도를 폐지하고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을 개선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직 대표이사가 연임 의사를 표명할 경우에도 신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같이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은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됐다.

현재 KT 정관에는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대표이사 후보자 자격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개정안에서는 이를 ‘산업 전문성’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그룹사가 ICT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ICT에 국한하기보다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KT가 디지털전환(DX)의 흐름에 맞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ICT 전문성이 없는 신규 대표이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주주 추천 및 의결 기준 강화 등을 통해 대표이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뿐만 아니라 주주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주주 추천은 KT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가능하다. 또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시 기존 요건(재직 2년 이상이며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과 함께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며,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및 평가 시 인선자문단을 활용한다.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은 기존 요건(재직 2년 이상이며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과 함께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기존 보통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했다.

해당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내부 참호 구축 및 외부 낙하산을 방지하겠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향후 대표이사 선임 시에도 신규 후보는 이번 주주총회와 동일하게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연임 후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이상 찬성)를 통해서만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KT는 정관 개정안과 함께 7명의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도 공개했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는 곽우영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 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다.

KT는 곽우영, 이승훈 조승아 후보자가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로, 이사회 투명성 제고와 주주 권인 보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사외이사 선임안은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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