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인베스트 등 고이율 예치 서비스 돌연 출금중단
국내 예치 시장, 특금법 규제 영역 밖...불안감 커져
거래소에서 제공 중인 스테이킹...최대 20%대 보상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운영 중인 델리오가 지난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가상자산 출금 서비스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유사한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연이어 델리오가 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예치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델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운영 중인 델리오가 지난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가상자산 출금 서비스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유사한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연이어 델리오가 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예치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델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국내 코인 시장에서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연이어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예치 등 운용 서비스 기업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사업자신고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제공 중인 스테이킹 서비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하루인베스트가 지난 13일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델리오도 14일 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가상자산 운용 시장 1·2위를 다투는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이용자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맡기면 해당 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외부 투자사에 위탁해 수익을 내는 곳이다.

하루인베스트는 투자방식에 따라 최대 25%의 연이율을 기대할 수 있는 예치 상품을 운영했고, 델리오는 최대 10.7%의 연이율을 낼 수 있는 상품 등을 제공했다.

두 기업이 국내 대표 가상자산 운용사로 성장한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예치 상품의 높은 이자율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예금 상품의 금리는 3% 안팎에 그친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예금 상품보다 최대 8배 가까이 높은 연 이자율을 제공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번에 가상자산 운용사들이 돌연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가 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의무가 없다는 점이 전해지면서 예치 시장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분위기다.

신고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정보분석원은 사업자 현황을 통해 대체불가능토큰(NFT) 매매, 예치 및 랜딩, 디파이 서비스 등은 특금법상 신고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특금법에 따라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용자들의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테두리 밖에 있는 가상자산 운용사와 비교했을 때 가상자산 거래소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가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를 통해 예치 서비스에 못지 않는 연이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스테이킹이란 투자자가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새로운 코인 생산 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코인 발행재단에 맡기는 서비스다.

이때 투자자는 생산과정에 참여한 대가로 가상자산을 분배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각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이더리움, 코스모스, 에이다 등 가상자산에 대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이더리움, 코스모스, 에이다 등 가상자산에 대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각 거래소 홈페이지를 보면, 업비트는 이더리움(최대 연이율 기댓값 4.9%), 코스모스(22.5%), 에이다(3.1%) 등 총 3종의 가상자산에 대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코인원은 클레이튼(5.89%), 코스모스(21.41%), 테조스(5.63%)에 대해, 코빗은 이더리움(5.33%), 카르다노(5.2%), 솔라나(8.41%), 폴카닷(15.9%), 테조스(4.02%), 쿠사마(14.78%)에 대해 스테이킹을 제공한다.

빗썸도 지난해 빗썸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빗썸에서 가능한 가상자산은 에이다, 솔라나, 폴카닷 등 11종으로, 적게는 1.5%부터 많게는 6.5%까지 연간 보상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따라 연간 최대 기댓값이 다르지만, 스테이킹이 고객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거래소 서비스에 자금이 몰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객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예치 서비스와 달리 거래소 내부에 고객 자산이 보관되는 스테이킹 서비스의 안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입출금 중단 사태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거래소 중심의 자금 쏠림 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예치와 스테이킹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는 투자자와 달리 수익만 쫓는 초보 투자자는 두 서비스를 갖다고 느낄 것”이라며 “시장 불신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찾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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