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랜도스 CEO, 향후 4년간 3.3조원 투자 계획 거듭 밝혀
망 사용료, 기존 입장 유지...트래픽관리 시스템 오픈커넥트 강조
통신업계 “넷플릭스와 상생하는 관계...건강한 논의 기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 사업자와의 동반 성장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 사업자와의 동반 성장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넷플릭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 번 국내 콘텐츠 창작자들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망 이용대가(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통신업계와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랜도스 CEO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언급하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한국 콘텐츠 시청 수가 지난 4년간 6배 증가하고 90% 이상의 K로맨스 시청 수가 한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며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과 충성도를 생성하고 있는 한국 창작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과 파트너십을 이어왔지만 콘텐츠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지금까지는 겉핥기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4년 동안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발표한 투자 계획을 다시 한 번 언급한 것이다.

당시 서랜도스 CEO는 한국 창작자들의 콘텐츠제작 역량에 대해 칭찬하며 향후 4년간 2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랜도스 CEO는 국내 통신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망 사용료란 콘텐츠사업자(CP)가 인터넷 통신망을 사용한 대가로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지불하는 금액을 말한다.

현재 글로벌 CP인 넷플릭스는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문제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트래픽(정보전송량)을 유발하는 넷플릭스가 망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SK브로드밴드의 주장에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와 같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트래픽을 절감하고 있다고 맞서는 상태다.

서랜도스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오픈커넥트를 통해 국내 통신업계의 트래픽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랜도스 CEO는 “ISP를 위해 10억달러 정도를 오픈 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했다”며 “이러한 투자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으로,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위해 CP와 ISP가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답변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이번 간담회가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었고, 넷플릭스와 통신업계 간의 입장차이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조한 만큼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국내 통신업계가 싸우는 모습처럼 비춰지지만, 같은 생태계 안에서 상생하는 관계”라며 “망 사용료와 같은 현안들에 대해 건강한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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