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 최대 570㎜ 넘는 강수량...그동안의 장맛비와 다른 양상
극한호우 연평균 8.5%씩 늘어..."기후변화로 집중호우 늘어날 것"
17일 오전 6시 기준 사망 39명, 실종 9명...사망자 더 늘어날 듯

16일 오전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봉리 논산천 제방 일부가 무너져 있다. [충남 논산시청 제공=연합뉴스]
16일 오전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봉리 논산천 제방 일부가 무너져 있다. [충남 논산시청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윤경진 기자 】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잦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극한호우 기준에 부합하는 비는 2013년 48건,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 등 연평균 8.5%씩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부터 나흘 간 쏟아진 비는 국지적으로 최대 570㎜가 넘는 강수량을 보였다. 다음 주까지 비가 이어질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다. 그동안의 장맛비와는 다른 양상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570.5㎜, 공주시 금흥동에 511㎜의 비가 쏟아졌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499.5㎜, 세종 새롬동 486㎜, 전북 군산시 내흥동에도 480.3㎜의 강수량을 보였다.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도 485.5㎜, 청주시 상당구에는 474.0㎜의 비가 내렸다. 평년 장마철과 비교해 30%가량 많은 강수량이다. 쏟아부었다는 표현이 적절한 지경이다.

이번 장맛비는 '극한호우'로 표현되고 있다. 기상청이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를 동시에 충족할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극단적인 비'를 뜻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처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의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서 내려오는 저기압 뒤 건조한 공기가 밑에서 올라오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며 비구름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극한호우를 만들어 낸 수증기는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오르면서 생겼다는 분석이다.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배수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배수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도 극한호우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은 가능하다. 이번 장마에도 ‘인재’에 가까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재난안전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는 세종 1명, 충북 16명(오송 13명), 충남 4명, 경북 19명 등 총 39명이다. 실종자는 부산 1명, 경북 8명 등 9명이며, 부상자는 충북 13명을 비롯해 총 3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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