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브레인·LG, AI 모델 활용해 신약 개발 시장 진출 앞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 개발 시장 연평균 45% 성장률 전망
국내 기술기업 진출 마중물 역할 기대...고품질 데이터 확보 과제

카카오브레인, LG AI연구원 등 국내 기술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시장은 2027년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브레인, LG AI연구원 등 국내 기술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시장은 2027년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인공지능(AI)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IT 업계도 AI의 헬스케어 부문 기술 연계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부문 가운데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이 2027년에는 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빠르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AI 기술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자사의 AI신약연구팀이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프레임워크 ‘솔벤트(Solvent)’를 공개했다.

솔벤트는 단일서열 기반의 단백질폴딩(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 3차원 구조로 접히는 과정) 모델을 지원, 글로벌 기업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보다 최소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브레인의 설명이다.

또한 카카오브레인은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에 대한 연구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솔벤트’의 학습 코드도 깃허브에 추가 공개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이를 통해 AI 신약 개발 연구자들이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신약 설계 단계에서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일찍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에 진출해 판을 준비해왔다.

실제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2021년 12월 AI 신약 설계 플랫폼기업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향후 AI 신약 개발 시장에서의 성과 등을 묻는 질문에 “‘갤럭스’라는 AI 신약 개발사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상생을 넘어 기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LG AI연구원도 지난 19일 ▲유니버스(대화형 AI) ▲디스커버리(신소재·신약 개발) ▲아틀리에(이미지 텍스트화) 등 3개 플랫폼으로 구성된 초거대 AI 멀티모달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멀티모달이란 이미지, 텍스트,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특히 LG AI연구원은 전문가 수준의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소재·신약 개발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보고서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45.7%이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보고서 갈무리]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보고서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45.7%이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보고서 갈무리]

업계에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출간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AI 신약 개발 시장이 2023년 약 1조1425억원(약 8억8780억달러)에서 2027년 약 5조1520억원(약 40억350만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AI 신약개발 시장이 연평균 45.7%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기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AI 챗봇과 같은 B2C 사업을 넘어서는 비즈니스모델을 새롭게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신약 개발 시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제약 시장에서는 국내 기술 대기업들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신약개발 AI 플랫폼을 개발해 제약기업에 제공하거나 협업을 통해 신약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단백질 구조 예측 플랫폼 ‘알파폴드2’를 개발·공개했으며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소포픽 랩스를 설립했다.

아마존과 엔비디아 또한 클라우드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출시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빅테크 기업이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IT 및 AI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제약업계와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지적이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카카오, LG의 시장 진출이 국내 대형 기술기업의 AI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을 불어일으킬 마중물 역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대형 기술기업 중 AI 활용 신약개발에 적극적인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근 발표된 LG ‘엑사원 디스커버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분자·실험·합성 정보 등 논문이나 특허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도 제약바이오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상황을 보여준다”며 “향후 국내 대형 기술기업과 제약기업의 협업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제약 업계에서는 국내 AI 신약개발 플랫폼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해당 플랫폼이 AI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만큼 AI 설계, 운용 등에 필요한 수준 높은 학습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이야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AI 신약 개발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술력에 영향을 주는 데이버의 공급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면, 신약 개발을 비롯한 헬스 부문에서의 기술이 고도화되고 결론 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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