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청구액 가파르게 증가…2022년 기준 1조 2556억원 기록
장혜영 의원 “보험사별 투자 관련 탄소배출량 공시해야”

14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기후위기특별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이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 지난해 약 1조 3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최근 태풍 카눈의 상륙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강릉시 노암동∼월호평동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4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기후위기특별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이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 지난해 약 1조 3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최근 태풍 카눈의 상륙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강릉시 노암동∼월호평동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장혜영 정의당 의원(기후위기특별위원회)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국내 보험사의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이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태풍·홍수·호우·강풍·대설·한파 등 자연재해로 인해 국내 보험사들이 2022년 지급한 금액은 1조 2556억원이었다. 지급건수는 39만 6315건이었다.

2017년 지급액(3947억원), 지급건수(9만 2537건)와 비교하면 5년 만에 지급액은 3.2배, 지급건수는 4.3배 증가했다.

장혜영 의원은 “기후 위기에 따른 금융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제대로 된 기후적응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배정해야 할 것”이라며 “보험사들도 투자관련 탄소배출량을 공시하고 화석연료 투자 중단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외국 보험사들도 자연재난 보험 청구액 증가로 인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혜영 의원실이 확인한 스위스재보험(Swiss Re)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손실(Insured loss)는 지난 30년 동안 크게 늘었다. 

1992년 보험손실액은 500억달러였는데 2022년에는 1252억 달러로 2.5배 증가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자연재해가 크게 늘면서 재보험 인수가 거부되거나, 지급금 폭증으로 보험사가 파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보험사 스테이트팜(State Farm)·올스테이트(Allstate)·AIG·Chubb은 기후변화 리스크 확대 및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보험 손실 증가로 주택보험의 신계약 체결을 중단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허리케인 피해로 보험사 12곳이 파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보험금 지급 리스크를 국가가 책임지는 정책보험의 가입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가 관장하는 풍수해보험의 경우 가입률이 2023년 6월 말 기준 주택 30.6%, 온실 17.7%, 소상공인 42.2%에 머물고 있다.

장혜영 의원은 “보험업계는 기후 위기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할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며 “보험사 스스로가 화석연료 투자 및 보험 인수를 중단하는 노력과 투자 관련 배출량 공시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풍수해보험 가입 확대 노력과 함께 기후위기 취약계층부터 낮은 보험요율로 정책보험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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