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고용지표 거의 완벽”
비농업 부문 고용 예상치 웃돌고, 1년 반 만에 실업률 최고치”
“연준, 인플레이션 도피 빨리 할 수 있어”

미국의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제 금리 인상을 끝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의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제 금리 인상을 끝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의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제 금리 인상을 끝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말 공개된 미국 고용지표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 운영업체인 블랙록(BlackRock)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릭 라이더(Rick Rieder)는 “노동 시장이 둔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연준은 이제 인플레이션 도피를 쉽게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끝낼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 제기

지난 8월 20만 개에 조금 못 미치는 일자리를 추가한 후, 미국은 지난 3년 동안 기록적인 2600만 개의 일자리를 얻었으며, 이는 호주 경제와 맞먹는다.

2조7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록의 리더는 “블랙록의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를 당분간 높게 유지하더라도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하거나 종료하면 시장이 진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일 공개된 미국 8월 고용 지표가 연준 정책결정자 및 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것을 제공했다고 분석하면서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낮췄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지난달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반면 실업률은 약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8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월가 예상보다 증가했지만 실업률이 깜짝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은 고용 시장 둔화가 경제 연착륙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미국 노동부는 미국 비농업 부문의 고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만7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7만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8월 수치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비농업 부문 증가세는 앞선 12개월의 평균치 27만1천명을 크게 밑도는 것이라고 노동부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8월 실업률은 3.8%를 기록하며 작년 2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8월 실업률은 WSJ 예상치 3.5%보다 0.3%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는 피할 정도의 완만한 둔화 흐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침체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완만한 흐름

미국 채권시장은 1일 고용 지표가 나온 직후에는 단기물 위주로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로 하락했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도 미국 고용시장이 약해지고 있다며 연준이 9월에 이어 11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벌여온 연준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3월 금리 인하를 단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벌여온 연준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3월 금리 인하를 단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이코노미스트는 1일자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8월 경제활동 참가율이 62.8%로 1년 전의 62.1%보다 상승했다며 "참여율 상승은 연준이 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임금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8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를 기록해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어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3.8%로 뛰어오른 점에 주목하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며, 11월에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향후 수개월간 꽤 가파르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또한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학자금 대출 상환 등이 경제 활동에 점점 더 많은 부담을 주기 시작해 실업률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고점에 이르렀으며 다음 연준의 행보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며 그 시기는 내년 3월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는 가팔라졌다.

CIBC프라이빗웰스US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 성장세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오르면서 임금 성장세도 약해졌다"며 "이는 연준이 기대하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지표"라고 평가했다.

CIBC프라이빗웰스는 "고용 시장 여건 정상화로 연준은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고 올해 추가 긴축 가능성도 작아졌다"며 "이에 따라 국채 수익률 곡선도 더 가팔라지고 있는데 이는 채권시장도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예상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의 93%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의 61.3%는 12월에도 연준이 아무런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