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셧다운 때는 오히려 연속해서 주가 상승
옐런 美재무, “경제와 가계에 엄청난 피해" 경고
셧다운 발생 시 기업공개(IPO) 작업 중단될 수도

옐런 장관은 "셧다운이 발생하면 농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부터 식품과 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사업)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셧다운이 발생하면 농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부터 식품과 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사업)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이 임박한 가운데 이 사태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연방정부는 약 7%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10월1일(이하 현지시간)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 GDP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발생한 셧다운 탓에 2019년 1분기 GDP가 0.3%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이 미 의회조사국(CRS)의 분석이다.

옐런 美재무, “경제와 가계에 엄청난 피해" 경고

이에 앞서 29일 재닛 옐런 미국 국무장관이 셧다운 발생 시 정부 핵심 기능이 마비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조지아주 서배너 항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향해 "위험하고 불필요한"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일을 하라"고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옐런 장관은 "셧다운이 발생하면 농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부터 식품과 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사업)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국민의 일상생활을 개선하고 경제를 현대화하기 위한 주요 인프라 사업이 셧다운으로 인해 연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데 실패하면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히고 우리가 현재 이루고 있는 진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경제적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발언은 옐런 장관이 셧다운의 악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내놓은 가장 강력한 경고라고 CNN은 평가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최근 미국에서 셧다운이 발생하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셧다운 때는 오히려 연속해서 주가 상승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 상환능력 악화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셧다운 발생은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월 정치권 갈등에 따른 거버넌스 악화를 이유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AAA→AA+)하기도 했다.

피치, 무디스와 더불어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 꼽히는 S&P는 2011년 8월 미국의 부채한도 위기 당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후 지금까지 이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셧다운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연방 정부의 기능 중단으로 일상생활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지만, 경제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금융시장에서도 셧다운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9월 26일 뉴욕증시에서는 셧다운에 대한 우려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필수 업무를 하는 공무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가는 셧다운은 시장 거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최근 셧다운 발생 시 기업공개(IPO)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EC 임직원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가기 때문에 IPO 등 일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셧다운 발생 시 기업공개(IPO) 작업 중단될 수도

그러나 다만 일각에선 셧다운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연방 정부의 기능 중단으로 일상생활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지만, 경제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8년 12월 21일부터 역대 최장기간인 34일간 이어진 셧다운의 경우 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 분석에도 불구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해당 기간 10.27%나 급등했다.

실제로 1978년 이후 5일 이상 지속된 6번의 셧다운 기간 S&P500 지수의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가장 최근인 2018년까지 4차례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한편 29일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도한 임시예산안이 하원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찬성 198표 대 반대 232표로 부결됐다.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2석, 민주당 212석으로 공화당 자력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 21명이 반대표를 던져 매카시 의장의 발목을 잡았다.

매카시 의장은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국방, 보훈, 국토 안보, 재난 구호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약 30% 삭감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강경파는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셧다운을 피하려면 의회가 내년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정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시한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그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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