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엿새 째...美 지원 속 주변국 움직임에 촉각
네타냐후 "모두 죽은 목숨", 하마스 "전쟁 범죄"...주변국 중재 노력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엿새째를 맞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시가지가 거대한 분진으로 뒤덮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엿새째를 맞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시가지가 거대한 분진으로 뒤덮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 지상군이 진격할 경우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 등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이번 충돌이 중동 전체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격으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개입이 점쳐진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가 개입할 경우 이스라엘은 남(가자지구의 하마스)과 북(레바논의 헤즈볼라)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러야하는 상황이 된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인 바 있다.

이란도 이번 전쟁의 변수로 꼽힌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헤즈볼라의 강력한 후견 국가다. 미국도 이같은 점을 감안, 이란을 향해 '이번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잇따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쟁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현재 양측 사상자가 1만명을 넘겼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300여명, 부상자는 3200여명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 측은 가자지구에서만 어린이 447명과 여성 248명을 포함해 1417명이 숨졌다. 서안지구 사망자 31명을 더하면 총 1448명이다. 부상자는 6868명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완전 포위한 가운데 지상전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주변에 포진한 이스라엘군은 현재까지 약 6000발의 포탄을 가자지구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는 5000발이 넘는 로켓포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가자지구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으며, 음식과 식수도 곧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가 인도적 지원을 위해 양측에 6일 간의 휴전을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반응이 없다. 일본 NHK 방송은 가자지구를 ‘천정 없는 감옥’으로 표현하며 봉쇄에 따른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를 걷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를 걷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서방은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스라엘로 날아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면담한 뒤 "하마스의 테러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방어 권리를 미국이 확고하게 지지한다“면서도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변국들은 하마스의 인질 억류 문제와 관련해 중재에 나서는 등 외교적 해결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튀르키예 정부가 하마스 측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하는 등 전쟁이 더이상 확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공격을 '전쟁 범죄'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와 이슬람권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결말은 예견되지만, 어떻게 번질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