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상호금융권 5~6%대 고금리 상품 대거 만기 예정
금융기업 간 과도한 금리 경쟁 시 금융시장 유동성 불안↑
김소영 금융위원장 “경각심 갖고 자금 이동 상황 주시할 것”

금융위원회는 18일 김소영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현재 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위험요인,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제공=뉴스퀘스트]
금융위원회는 18일 김소영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현재 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위험요인,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2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 도래가 다가오면서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금융기업들이 과도한 경쟁을 벌이게 되면 금융시장 유동성이 흔들리고, 기업별 사정에 따라 건전성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18일 금융당국·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저축은행들의 5~6%대 고금리 예·적금 상품들이 하나둘씩 만기되고 있다.

저축은행권의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 도래는 올해 말까지 집중적으로 몰려있고, 상호금융권의 경우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권은 지난해 4분기 증가한 수신 규모를 약 10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규모 예·적금이 만기로 인해 금융기업 간 재유치를 위한 수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미 수신 금리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권은 이달 들어 연 4%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들이 대거 선보였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새마을금고 연 5%대 중반 ▲신협 연 5%대 초반 예금 상품들을 출시하시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은행권에서도 연 4%대 예금 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금융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게 되면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해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머니 무브’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기업 간 수신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는 표하면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를 열고 “적정 수준의 금리 경쟁은 필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확산할 경우 자금 불균형에 따른 유동성 문제 심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과도한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올해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갖고 자금 이동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위는 이달부터 은행권이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은행권이 채권 발행 규모를 늘려 원환할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수신 경쟁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와 더불어 유동성 규제 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비율 정상화 시점도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내년 LCR 비율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이전인 100%까지 되돌리는 것을 검토했지만, 정상화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당초 계획대로 규제 비율을 상향할 경우 규제 비율 준수를 위한 자금 수요로 인해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증가할 수 있다”며 “또 정기예금 유치 등 수신 경쟁이 심화할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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