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되었지만 연준의 매파로 경제 크게 무너져
“한국은행도 이렇다 할 도움 줄 수 없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후 한미동맹은 강화됐지만, 한국은 미국 고금리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었다(fallen victim)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견고해진 한미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려버리면서 한국 경제가 크게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연준의 금리 움직임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압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한국 경제는 불안하지만 중앙은행(한국은행)은 이렇다할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후 한미동맹은 강화됐지만, 한국 경제는 미국 고금리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 불안하지만, 중앙은행 이렇다할 묘안 없어

WSJ는 연준이 작년 초부터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에 따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연준을 따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 기준금리를 0%대에서 3.5%까지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일한 요인은 아니었다. 물가 상승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2년 전 거품 위험이 있었던 주택시장을 식힐 필요도 있었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미국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경제 부양과 동시에 통화 보호를 원하는 한국은행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붐은 정체되고 있고 집값은 장기침체에 빠졌으며, 경제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 연초 이후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7% 떨어졌다.

연준이 올해 들어 4차례나 금리를 인상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2%포인트 정도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 언제 기준금리를 내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HSBC, “연준이 한국은행의 손을 묶어”

WSJ는 HSBC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데릭 노이만(Frederick Neumann)의 지적을 인용해 "연준이 한국은행의 손을 묶었다"고 전했다.

노이만 수석은 "연준이 장기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한국이 너무 오랫동안 고금리를 유지하면 경제가 약해질 수 있고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즈호 은행의 켄 청 아시아 FX 수석 전략가는 "한국은행은 자국 통화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원하고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잡으려 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는 게 아니라 미국 금리가 하락할 때까지 기다려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부채 상환 압박으로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내년 4월까지는 보류하되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5%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