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기준금리 5.25∼5.50%에서 추가 인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지배적
계속되는 미국 재정적자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로 내년 2분기 인하도 검토할 듯
주식·채권 동반 랠리 가능성에 투자 ‘확대’ 의견도 제시

미국 주요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1일 미국 기준금리가 5.25~5.50%로 동결된 이후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의장. [사진=연합뉴]
미국 주요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1일 미국 기준금리가 5.25~5.50%로 동결된 이후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의장. [사진=연합뉴]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후 추가 금리 인상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부담 등을 이유로 연준이 당분간 현 기준금리 5.25∼5.50%를 유지하면서 내년 2분기와 3분기 정도에 인하 여부를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만큼 현금보다 주식·채권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전날 현지 주요 투자은행(IB) 12곳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0곳이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5.25∼5.50%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곳도 5.50∼5.75%로 현 기준금리에서 더 이상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달 전 시행된 같은 조사에서 9곳이 5.25∼5.50%, 3곳이 5.50∼5.75%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금리 인상 종료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해졌다.

한국은행은 관련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은 긴축적인 금융 여건으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 여건 긴축의 지속 여부와 이에 따른 실물 경제 위축의 정도가 향후 통화 정책 방향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한 이후 2022년 과잉유동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주요국 금리를 매우 가파르게 상승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예상보다 높아진 금리는 물가뿐만 아니라 경기까지 부담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금리가 급락하지는 않겠으나, 올해 추가로 올라간 수준을 되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변이 없는 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끝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질 이자율(Real Interest Rate)이 실질중립금리를 상회한다는 것은 긴축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질 이자율은 정책 금리에서 일년 후 기대인플레이션값을 뺀 수치를 뜻한다. 권기중 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실질 이자율에서 실질중립금리를 차감한 값은 작년 11월부터 플러스(+)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그는 “11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동결과 재무부의 국채 발행 부담으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국면”이라며 “2024년은 연준보다 재정과 관련된 수급의 문제에 더 집중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년 2월 ‘2025 회계연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재정 지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2월경 미국 재정의 지급 준비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이 시점 전후로 연준의 양적 긴축 관련 정책 변경 여부에 따라 미국채 10년물은 4.50∼5.00%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기한 잠재 성장률 상승론은 향후 실질 GDP가 감소할 경우 비둘기적인 통화 정책의 필요성을 암시한다”며 “내년 연준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를 비롯해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통제 전망 ▲위험 대비 자산가격의 기대수익률 우위 등을 근거로 주식·채권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내 ‘골디락스’(경제 성장률이 높은 가운데 물가상승은 거의 없는 이상적인 상황) 내러티브가 강화되면서 주식·채권의 동반 랠리가 예상된다”며 “금융자산 확대와 현금비중 축소를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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