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법학회,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과제’ 세미나 개최
정대 회장 “내부통제 책임 불확실성·실효성 부재로 사고 발생”
대표이사의 내부통제의무 엄중성 확보 등 각종 개선 방안 제시

은행법학회는 은행회관에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과제’ 세미나를 열고, 내부통제 기능 강화 등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9월 발생한 경남은행 횡령 사건 관련 컴퓨터그래픽. [사진=연합뉴스]
은행법학회는 은행회관에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과제’ 세미나를 열고, 내부통제 기능 강화 등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9월 발생한 경남은행 횡령 사건 관련 컴퓨터그래픽.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매년 금융기업에서 횡령, 배임과 같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점에 대해 법제 개선을 통해 강력한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은행법학회(회장 정대)는 은행회관에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2022년에 이은 제2회 금융규제감독연구회 정책 세미나로 ▲서비스유형(자산운용) ▲서비스채널(금융지주) ▲위험관리(내부통제) ▲규제체계1(원칙중심규제의 사회적 비용) ▲규제체계2(원칙중심규제의 공법적 수용가능성) 등이 다뤄졌다.

현재 은행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대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는 이날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법적 과제’ 발표를 진행했다.

정대 회장에 따르면 ‘내부통제’는 이사회·회사 경영진이 경영의 실효성과 효율성, 재무보고의 신뢰성, 법규 준수 등의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절차를 뜻한다.

이미 지배구조법 제24조에 보면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라고 명시된 상태다.

또 같은 법 제25조에는 준법감시인에 대해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자라고 나와있다.

정대 회장은 “이처럼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제도가 금융회사에 이미 갖추어져 있으나, 내부통제 책임의 불확실성과 실효성의 부재로 인해 금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융권 내에서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디스커버리·옵티머스 등 각종 펀드의 불완전판매로 대규모 금융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BNK 경남은행 등 일부 부도덕한 은행 임직원들이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거액의 횡령 사고를 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정대 회장은 ▲내부통제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 ▲내부통제의 실효성 부족 ▲이사회의 역할 불충분성 ▲내부통제제도의 정합성 부족 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금융기업 대표이사의 내부통제의무 엄중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법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정대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대표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일 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집행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며 “따라서 대표권이 없는 다른 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 취득이 용이하므로 다른 이사들보다 더 엄격한 감시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추가로 ‘내부고발자제도’(whistleblower program)를 도입해 법적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법에 ‘전사적 내부통제체제’ 개념을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며 “이사회에는 전사적 내부통제체제의 구축·정비에 대한 기본정책을 결정할 책임을 부여하고, 대표이사에게는 이를 집행할 책임을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적 의미와 법적 과제의 범위(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산관리서비스 중심의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법제 개선 과제(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도 발표됐다.

여당과 야당에서는 금융기업 현황과 법적 개선을 통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한편, 미흡한 내부통제와 부실한 위험관리는 금융기업의 존폐에도 영항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자산관리, 지주회사, 내부통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오늘 세미나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은 규제산업으로서 고객 자산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어떤 산업보다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최근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가 은행의 내부통제 뿐만 아니라 건전한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를 방안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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