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말 기준 2.9%로 집계…2015년 8월 이후 가장 높아
급전이 필요한 취약 차주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정부·금융당국, 은행권에 ‘상생금융 확대’ 압박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2.9%로 2015년 8월(3.1%)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명동 빈 상점에 놓인 대출 전단지.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2.9%로 2015년 8월(3.1%)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명동 빈 상점에 놓인 대출 전단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금리 인상의 여파로 현금 서비스, 카드론 등과 연관된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융 부담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2.9%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해당 수치는 지난해 같은 달 2.0%에서 1년 만에 0.9%포인트 올랐다.

특히 지난 2015년 8월(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014년 11월(3.4%)에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지면서 지난해 9월 1.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1월(2.2%)부터 상승 반전한 연체율은 2월(2.5%), 5월(2.7%)로 높아졌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에는 3%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일반은행 가계대출 연체율(0.4%)과 기업대출 연체율(0.5%)는 각각 4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나 카드대출 연체율보다는 낮았다.

이에 대해 은행 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카드 빚을 적시에 갚지 못한 대출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 카드 대출자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급전이 필요해 이용하는 취약 차주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그늘의 단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 대출은 가계대출 등과 비교하면 소액”이라며 “이러한 소액 대출조차 연체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부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최근 신용대출 금리까지 계속 오르면서 대출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준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5대 은행의 주요 신용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4.70~6.7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금리 상·하단 모두 0.12%포인트씩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 인하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한국 역시 당분간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 한국 기준금리는 3.50%로 상단 기준 2.0%포인트 금리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출 부실 문제에 대한 예의주시하면서 은행권에 대출 이자 인하 등 ‘상생금융 확대’를 당부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가계부채와 기업대출 규모가 커졌는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굉장히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국민들이 고금리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은행권이 ‘이자 수익 잔치’를 벌이거나, 연봉을 더 올릴 경우 비판 여론이 커질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금융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내놓아주기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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