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AI 산업은 어떤 다른 분야보다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유능한 인재를 잃으면 회사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능력의 직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챗GPT의 주역으로 열풍을 일으킨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고당한 이후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오픈AI가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직원들 대다수가 불만을 품고 이직을 원하고 있어 자칫하면 승승장구하던 오픈AI가 자칫하면 “분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내홍 겪는 가운데 MS 주가 상승…”오픈AI는 붕괴할 수도”

2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전 CEO의 뚜렷한 이유 없이 해고당한 이후 오픈AI 직원 중 상당수가 올트먼 해임을 이끈 이사회 멤버의 전원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770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이미 500명이 이사회의 사임과 함께 올트먼의 복귀를 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500명에서 훨씬 늘어난 700명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오픈AI 직원이 770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90%에 해당한다.

직원들의 주장은 강력하다.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 전 CEO를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 행동은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우리는 우리의 사명과 능력, 판단력, 직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우리가 이 새로운 자회사에 합류하기를 원할 경우 모든 오픈AI 직원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보장했다"고 강조했다.

명단에는 이사회 멤버였다가 역시 축출당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도 포함돼 있다. 수츠케버는 올트먼과 절친한 친구로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 멤버 4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이사회 결정에 대해 “이사회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 나는 오픈AI에 해롭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결국 MS 행으로 결론 내려, 새살림 시작하기로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구축해온 모든 것을 사랑하며 회사가 다시 뭉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X 계정에 "오픈AI는 직원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잇따라 올렸고, 올트먼은 이에 하트 이모티콘으로 응답했다.

올트먼은 그러면서 자신의 SNS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합하고 헌신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언제, 어떤 식이든 간에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며 "하나의 팀, 하나의 미션, 나는 정말 흥분된다"고 적었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정보통신기술(IT)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 외신들은 올트먼 전 CEO가 오픈AI 이사회 의장이었던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과 함께 MS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사티아 나델라 MS의 CEO는 엑스에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전 오픈AI 이사회 의장이자 공동창업자)이 동료들과 함께 MS에 합류해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게 된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썼다.

"오픈AI 투자자 MS, 쉽게 인수할 가능성도 있어”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해임을 발표한 이후 사흘간의 혼돈 끝에 올트먼의 MS 행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MS가 가장 큰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올트먼은 전날까지 오픈AI 측과 CEO 복귀에 대해 논의했으나, 현 이사 전원 사임과 새 이사회 구성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MS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오픈AI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에서 진정한 승리는 MS로 돌아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MS는 오픈AI 사태의 유일한 승자다. 나델라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제목으로 올트먼의 MS 행을 전했다.

MS는 오픈AI에 2019년부터 총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지만, 다른 투자자들도 있는 상황에서 오픈AI를 전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할 수 없었다.

또 오픈AI를 비영리 이사회가 지배하고 있어 MS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 더 큰 목소리를 내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MS가 오픈AI를 쉽게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