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2030 세계박람회(이하 엑스포) 부산 유치가 실패로 돌아갔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코드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1차 투표 결과 부산은 총 165표 중 29표를 얻어 사우디아라비아(119표)에 큰 표차로 뒤지며 유치권을 내줬다.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우리 정부는 윤 대통령이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할 만큼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하며 유치전을 펼쳐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리야드에 △세계 최대 도시공원 △복합문화지구 △최첨단 도심철도망 등을 구축 등 10조원 이상을 쓰겠다고 선언했으며, 기타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며 지원을 펼쳐왔다.

특히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중동, 남미의 저개발 국가들이 사우디가 제시한 개발 차관과 원조기금 지원 약속에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이번 2030 엑스포 유치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재계는 물론 대부분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최고'였다는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장 돋보이는 기업은 SK그룹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아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기간은 물론 지난달 내내 해외 출장을 다니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여 왔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6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을때도 목발에 '부산엑스포 로고'가 새겨진 패드를 부착하고 BIE 총회에 참석해 유치전을 펼치는 등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 차원에서도 각종 세미나와 홍보마케팅을 펼치며 유치전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SK그룹 외에도 삼성전자와 LG, 현대차, 한화, 한진 등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이번 유치전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바쁜 일정 속에도 윤 대통령의 잦은 순방길에 동행하면서 유치를 위한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기업들의 개별활동은 따로 열거할 수 없을만큼 무수히 많았다.

각 기업들은 세계 각국에 홍보물과 홍보영상 등을 수시로 송출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는 온 국민이 염원하는 일로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이 맞다"며 "엑스포 유치와 함께 국가 및 개별 기업의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투표 결과 확인 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기업과 국민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단합된 유치 노력은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며 “각 나라들은 소비재부터 첨단기술, 미래 에너지 솔루션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과 파트너십을 희망했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등 부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전 국가적 노력과 염원에도 불구하고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가 좌절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비록 이번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경제계, 국민 모두가 원팀이 되어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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