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총괄 "부동산 개발 과정 불투명" vs 오지훈 부사장 "선정과정 공정"
카카오노조,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조사 요청 진행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SM주가 시세조작 의혹 등 각종 사법리스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카카오가, 이번엔 내부 경영진의 비리의혹이 터지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경영 쇄신을 위해 영입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폭언에 이어, 회사의 부동산 개발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경영진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조직 내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처럼 카카오 경영진간 갈등이 내홍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 노조는 경영진 비리와 폭언에 대해 외부 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에 조사 요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인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접수돼 내부 감사가 진행됐다. 카카오노조는 경영 쇄신을 위해 노조원을 대상으로 카카오의 문제점 파악과 필요한 쇄신 조치를 위해 노조원의 의견을 취합하는 설문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준공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모습.[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준공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모습.[사진=연합뉴스]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과 11명의 직원들은 전날 두 현장의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 투자거버넌스총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총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비리 의혹을 폭로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 28일 자신의 폭언에 대해 해명하는 글을 올린데 이어 골프 회원권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을 추가로 폭로했다.

김 총괄에 따르면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의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골프회원권을 75% 정도를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한 뒤 김 창업자와 심한 갈등이 있었다는 것. 또,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에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의 업체 선정에 대해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카카오 일부 임원들은 김 총괄에 대해 명예훼손과 기업보안 위반을 이유로 들며 전 직원에게 메일을 발송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경영진의 갈등에 카카오 노조인 카카오 크루유니언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를 통해 “신뢰와 소통, 근무제도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중요한 가치들은 흔적만 남긴채 사라졌다”며 “경영진 내부에서도 문제 해결보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영진의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총괄이 SNS를 통해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는 준법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총괄의 폭언과 관련해서도 의도와 상관없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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