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 앞질러
저출생 가구 증가...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크게 증가
출산·육아용품 고급화 추세...1인 당 지출액도 늘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유아용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도 늘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유아용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도 늘었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동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끌고 있는 유모차 안에는 아이가 아닌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 영향으로 아이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애견 또는 애묘 용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유모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유아용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일명 ‘개모차’) 판매량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 G마켓이 판매량을 조사한 이후 첫 역전이다.

G마켓은 반려동물용과 유아용 유모차 판매 비중을 합쳐 100%로 봤을 때 반려동물용은 57%의 판매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2021년 33%, 작년 36%에서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반면 유아용은 43%에 그쳤다. 2021년 67%, 작년 64%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유아용 유모차 4대가 팔릴 때 반려동물용 개모차는 6대가 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소비시장의 변화는 저출생이 원인이다. 지난 11월 통계청은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 2010년 1.23명, 2020년 0.84명, 작년 0.78명 등으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즈도 지난 2일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통계청의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인용하며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의 대표적인 연구 사례’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칼럼은 또 ‘가정을 이루는 100쌍의 부부(200명)가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든다’는 수학적 계산을 제시했다.

실제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000년 64만명에서 2010년 47만명, 2020년 27만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5만명 선마저 무너져 심각한 인구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반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애 대신 애견·애묘"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국민 네 명 중 한 명(25.4%)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는 소비시장에서 반려동물용과 유아용 유모차의 판매량 역전 현상을 낳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 유아용품 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 유아용품 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시장의 변화 중 하나가 출산·육아용품의 고급화 추세다. G마켓이 1∼3분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산·육아용품의 1인당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했다. 유아용 유모차(22%), 분유·이유식(18%), 기저귀(4%) 등 주요 상품군의 지출액이 모두 늘었다.

태어난 아기가 귀한 만큼 내 아이에게 입히고 쓰일 출산·육아용품 구입에 아낌 없이 지갑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늘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