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돼버린 “해고 무풍지대”, 연초 구조조정에 직원들 반발
작년 1월 1만2000명 감원, 올해 1월에도 수백명 해고 통보
직원들 비난 잇따라… "경영진 횡포, 극도로 비인격적”
AI시대 앞두고 테크 업체의 전반적인 분위기...AI가 일자리를 대신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구글은 계속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사회적 이미지 또한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해고 등이 늘고 있어 직원들의 반발도 커졌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구글은 계속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사회적 이미지 또한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해고 등이 늘고 있어 직원들의 반발도 커졌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구글은 계속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사회적 이미지 또한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왔다.

예를 들어 “양복을 입지 않고서도 진지한 일을 할 수 있다”, 또는 “일은 도전적으로 하되 즐겁게 도전하라” 등과 같은 기업의 모토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과거의 구글이 아니다. 경영진과의 마찰이 불거지면서 구글의 기업문화는 완전히 바뀌었다.

작년 1월 1만2000명 감원, 올해 1월에도 수백명 해고 통보

15일(이하 현지시간) 정보통신(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구글이 새해 초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연초 직원들을 대거 정리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시스턴트(AI 비서)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등을 담당하는 직원을 포함해 수백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반발은 구글이 지난해 1월 전체 인력의 약 6%인 1만2천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수백명을 해고한 데 따른 것이다.

구글이 이번 해고 이유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구글 내부 밈 게시판인 '밈젠'(Memegen)에는 이번 해고에 대해 "경영진의 횡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이 게시물에는 수천개의 '좋아요'가 눌러졌다.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한 엔지니어는 동료들에게 보낸 글에서 이번 해고가 "극도로 비인격적으로 느껴졌다"고 모멸감을 드러냈다.

직원들 비난 잇따라… "경영진 횡포, 극도로 비인격적”

그는 "지난해 처음 회사가 대규모 해고를 하면서 구글 문화가 완전히 변했다. 이번에 새로운 감원 조치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그동안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안전한' 직장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해고 이후에는 상황이 바뀌면서 직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구글 측은 이번 해고에 대해 "회사의 가장 큰 우선순위와 향후 중요한 기회에 책임감 있게 투자하고 있다. 많은 팀이 더 효율적으로 작업하고 가장 큰 제품에 우선순위를 맞추기 위해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고의 칼바람은 비단 구글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을 포함해 미국의 많은 테크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는 줄이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주에 수백 명을 해고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디스코드와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개발사 유니티소프트웨어도 각각 17%와 25%를 감원했다. 또한 온라인 언어학습업체 듀오링고는 경우 계약직 사원을 약 10% 줄였다.

테크 분야 해고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에 따르면 올들어 2주도 안 돼 5500명이 이상이 직장을 떠났다. 지난해 총 해고 규모는 26만2682명으로, 재작년 16만4969명에서 대폭 늘어났다.

구글을 포함한 미국의 테크업체들의 "해고 칼바람"은 무엇보다 AI시대의 등장이다. AI가 웬만한 일자리는 대신하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을 포함한 미국의 테크업체들의 "해고 칼바람"은 무엇보다 AI시대의 등장이다. AI가 웬만한 일자리는 대신하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AI시대 앞두고 테크 업체의 전반적인 분위기… 일자리 AI가 대신해

기술 분야 직업 정보 제공업체 다이스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테크 업계 종사자의 60%가 올해 직장을 떠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전년의 52%보다 증가한 수치다.

테크 분야의 구조조정 물결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과잉 채용한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으로 풀이된다. 많은 테크 회사들이 당시 과도한 채용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유행 기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돼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자 테크 기업들은 인력 채용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코로나 관련 제한 조치들이 잇달아 풀리고 거시경제는 불확실성에 놓이게 되면서 정보기술(IT) 분야는 2000년대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해고 사태의 이면에 자리 잡은 또다른 요인은 인공지능(AI)이다. AI가 앞으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지구상 수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3월 생성형 AI 도입으로 일자리 약 3억개가 사라질 수 있고, 특히 사무직 근로자가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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